산행일지/2007年 산행일지

4050 아름다운 산방 마지막 산행(삼각산)

一切無 2007. 1. 17. 20:52

 

 

일시 : 2007. 1. 15. 월요일. 맑음
인원 : 일체무, 유리)          
        알프스님, 입술님, 불곰님, 루체님, 밀알님, 리치님, 취송님, 야고브님, 인화님, 강태공님, 전주언니님, 은수님,
        추공님, 나의꿈님, 산빛님, 정오님, 운수대통님, 진영님, 신수향님, 클릭님, 사벳님, 산대래님, 투봉님, 동북아님,
        흔이님, 산초롱님, 지혜님, 정다운님, 강사이님, 루치아노님, 버들님,  풀빛님.
코스 :
- 진관사 일주문                 
- 응봉능선         
- 사모바위         
- 비봉못미쳐 남능선길         
- 원통사터         
- 승가사         
- 승가 남능선         
- 승가봉         
- 승가 서능선         
- 삼천사         
- 진관사 일주문

 

 

 

만나자마자 이별이라. 오늘은 아름다운 산방에서 마지막 산행을 하는 날이다. 어제는 마지막 산행이라 그런지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구파발역 2번 출구 밖에서 미림 식당차 2대와 알프스님 차로 33명의 인원이 이동했다. 

 

 

서산에 해 기울고 단풍보다 고운 황혼이 물들고 있습니다. 발갛게 물들이는 저 노을은 어쩌면 아름산을 떠나며 지난
일 년을 회상에 잠겨 나의 눈두덩이에 흥건히 고인 눈시울과 같습니다. 세월의 흐름은 강물과 같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발갛게 물들이는 저 낙조도 잠시 후면 어둠의 세계로 빨려 들어갈 것입니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내가 아름산에 들어와 터를 잡으며 잠시 산 맛을 보았던 것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일 년이라는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갔습니다. 다시 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것이 세월입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옛집을 떠나며 다른 시골의 집을 찾아 떠나는 내가 무엇이 그리워 눈시울을 흘리는지 또한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흐르는 눈물은 감출 수가 없으니 어찌합니까? 지난해 아름산에 피기 시작한 나의 꽃송이는 아침 이슬에 아직 마르지도 아니하였습니다.  아직 아침도 지나지 않느데 떠난다니 아름다운 산우님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지난 병술년은 나에게 있어서 꿈같은 한 해 였습니다. 그 꿈같은 한 해는 아름다운 산이라는 보금자리가 있었기에 때문에 가능했던 같습니다. 그 꿈속의 놀이터를 많들어 주신 카페지기 오륙도 회장님과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운영자님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많은 산 알음을 알려주신 산행대장님들과 저와 같이 아름다운 산길을 보듬으며 추억의 그림을 그려 주신 산우님들께 그저 죄송한 마음을 전할 뿐입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더니 이렇게 빨리 아름산과 이별을 하리라고는 꿈엔들 생각을 못했습니다. 떠나는 자는 허접스러운 이야기를 하지 않는 법이지만 그래도 내 딴에는 많은 애정을 갖고 산행을 하였던 곳이기에 작별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되어 글을 올리는 점을 이해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산 산우님들과 함께한 지난 일 년여 정말로 행복하였습니다. 산우님들의 앞날에 무궁한 영광과 행복이 깃들이기를 하늘에 절실히 기도를 드리며 작별을 고하고자 합니다.

 

먼 훗날 꽃피는 봄에 산녀가 찾아와 묻거든 말없이 떠났다고 전해 주오.
남긴 말 없냐고 묻거든 그저 고개를 옆으로 저어 주오
그래도 다시 묻거든 
어제 꽃이 피더니
바람에 꽃이 날라 갔더라고 말해 주오.

아름다운 산우님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아름다운 산방이여 영원히 번영하소서.

 

 

 

                                        2007. 1. 16.    일체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