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2010년(庚寅年) 32

망상에서 하룻밤을 보내다

일시 : 2010. 12. 26(일)~27(월). 강풍 정동진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물색은 푸르다 못해 검푸르다. 그러고 보니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은 나에게 빠져 있었다. 아들 면회를 하려고 근무 일요일에 휴가를 냈는데, 그것이 여의치 않아 집사람과 동해에서 하룻밤을 잤다. 동해에서 머무는 내내 바람은 심하게 심술을 부렸고, 백봉령 옛길 표지석 아랫길에서 용트림하면서 쏴아악 지나가는 바람의 소리도 이제는 지난 소리가 되었다. 동해휴게소에서 아침에 어제 집사람이 만든 고추장을 항아리에 담느라, 11시가 넘어서 집을 나왔다. 강풍에 매서운 한파로 선자령을 오르려고 어젯밤에 먹은 맘을 지워 버리고 곧장 망상수련원으로 가기로 작정하였다. 코레일 망상수련원과 망상역 묵호항에 가기전에 대진항에서 묵호항에서 회..

고추장 담다

일시 : 2010. 12. 26. 일요일 고추장 작은 단지 하나를 보내니 사랑방에 두고 밥 먹을 때마다 먹으면 좋을게다. 내가 손수 담근 건데 아직 푹 익지는 않았다. 보내는 물건 포(晡) 세 첩 곶감 두 첩 장볶이 한 상자 고추장 한 단지 -연암 박지원이 큰아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애들아! 너희 엄마도 그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이 어미의 마음이다.

메주 만들기

일시 : 2010. 12. 07. 화요일  우리는 못 생긴 사람을 메주 같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다. 내가 직접 메주를 만들어 보니 여간 정성이 가는 것이 아니다.  나는 두 개의 메주를 만드는 내내, 아주 반듯하게 만들려고 애를 썼다. 재주가 메주라 멋들어지게 만들지는 못하였다.그런데 아내는 예쁘게 만든다. 마음이 예뻐서 그런가?                         ↘ 2011.02.13. 09:13분                        ↘ 2011. 02. 24. 12:12분                        ↘ 2011. 03. 03. 00. 05분( 아내 생일 5분 지나서)                      당신이 물이라면 흘러가는 물이라면          사모하는..

챌봉

일시 : 2010. 10. 03. 일요일. 맑음 인원 : 집사람과 코스 : -말머리고개 -신 한북정맥, 구 한북정맥 갈림길 -챌봉 -신 한북정맥, 구 한북정맥 갈림길 -말머리고개 오랜만에 귀한 시간을 내어 집사람과 토실토실한 알밤을 주으러 갔다가 그냥 빈손으로 왔다. 작년에 무척이나 많은 알밤을 주웠던 챌봉 정상부, 오늘 가보니 토실토실한 알밤은 한 톨도 없더라. 그래도 집사람이 주어서 까준 몇 톨의 쬐그마한 밤은 꿀맛이다. 그 맛이 어찌나 좋던지 집사람 몰래 세 톨의 쬐그마한 밤을 주어다 딸내미를 주었는데, 반응은 시큰둥. 몇일 지나니 그마저 말라서 쬐그라 들었다. 그저 볼품도 없었던 세 톨의 밤에게 미안할 뿐이다.

구산

일시 : 2010. 08. 29. 일요일 직장에 출근하기 전, 잠시 구산 정상을 집사람과 올랐다. 구산은 집 뒤에 있기에 가끔씩 운동삼아 오른다. 그저께 간만에 칡재에 올랐는데, 아주머니 두 분이 군부대로 들어가는 것이다. 군부대는 새해 첫날만 해맞이를 위하여 개방하고 있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아저씨 한 분이 또 부대로 들어가는 것이다.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어 부대 정문을 가보니 부대가 이주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공원을 조성한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새해 첫날에 부대 본건물 옥상에서 바라보는 인왕산 해돋이는 장관이다. 그래서 그 곳에서 바라보는 삼각산의 경관을 즐기려고, 집사람과 구산을 올랐으나 수미산같은 삼각의 비경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를 않는다. 칡재오름에 있는 맥문동 단지 칡재 군..

가족여행(지리산, 호미곶,양동마을)

일시 : 2010. 8. 12. 목요일. 흐림 여행은 이웃집 담장 넘어 흐뭇하고 아름다운 사연을 듣고 보는 것이다. 그것을 즐기고자  식구들과 지리산 백무동으로 길을 떠난다. 모처럼 떠나는 길이 피서가는 차량으로 오산을 지날때 까지 거북이 걸음이다. 그것도 일상의 탈출이라는 생각을 하니 그리 짜증이 묻어나지 않는다. 그렇다  모든 것은 마음의 작용이다.         ↘ 지안재 고갯마루    오도재 가기전에 함양읍 구룡리에서 휴천면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지안재이다. 굽이굽이 돌아 오르고 내리는    지안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포함되어 있다.                                   ↘해발 773m에 위치한지리산제일문이 있는 오도재 고갯마루   옛날 내륙지방 사람들이 남쪽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