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2. 10. 1. 토요일. 흐림
아들과 파주 검단산을 걸었다. 집에서 검단사 살래길 주차장까지 거리가 42km가 넘는다.
정작 길을 걸은 시간은 짧다. 신경림의 말대로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쫒지 않는다.
길
- 신경림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쫒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 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 사는
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
길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온갖 곳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
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길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
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은 모른다.
길이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에게만 길은 고분고분해서
꽃으로 제 몸을 수놓아 향기를 더하기도 하고
그늘을 드리워 사람들이 땀을 식히게도 한다.
그것을 알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자기들이 길을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 살래길은 ‘엉덩이를 살래살래 흔들며 걷는다’는 의미로 4.2km구간, 약 1시간30분이 걸리는 길.
우리는 살래길을 걷지 않고, 산정까지 갔다 검단사로 내려왔다.
검단사 산길을 걷고, 선진운수 차고지에서 딸내미를 만나 신호등 장작구이 서오릉 본점에서 저녁을 즐겼다.
아내는 오늘도 볼 일이 있어 함께하지 못하였다. 삶의 최고의 즐거움을 사랑하는 사람과 한가로운 담소를 나누는 것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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