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1989. 2. 어느날
인원 : 아내랑
내가 처음으로 광교산 형제봉을 간 것은 중학교 1-2학년때 친구 태구와 고물상에서 냄비 하나를
사들고 올라가 형제봉 아래에서 라면을 끓여 먹었던 기억이 생생히 맴돈다.
그리고 20년 지나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아내와 다녀왔다. 지금 기억으로는 점심을 산에서 먹었던 같은데
당시 청량리역에 근무를 하였다. 철야근무를 하고 퇴근하여 집에 오면 10시 40분 경이다.
아마 전날 밤에 전철을 하여 막차를 타고 집에 왔던 것 같다. 하루도 쉼 없이 철야로 격일 근무를 하였으니
열악한 근무 조건이었다. 그렇지만 갓 시집온 색시에 어찌 비교하리오.
↘ 정자동에서 북문(장안문)으로 걸어와 광교행 버스를 기다리며
↘ 형제봉(448m)에서
↘ 석유버너로 라면과 커피를
↘ 형제봉 아래 상광교 저수지에서(당시 그렇게 불렀다)
꽃다운 날 나를 만나 모든 걸 맡긴 사람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나는 알아요
당신이 나를 살린 사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