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7. 7. 8. 일요일. 맑음
인원 : 일체무, 한별
여우비, 여우비2, 민심, 포도조아, 총각, 사공, 혜인, 혜인2, 사과좋아,원주민, 길하니, 용띠, 새미,
유소미, 시한폭탄, 타이밍
코스 :
-효자파출소
-살구나무집
-돌탑폭포
-석굴샘
-북문
-염초1봉 우회
-설인식당 전망바위
-염초3봉
-바람골
-숨은벽능선
-빨래판바위
-밤골계곡
-밤골능선 안부
-효자비
나는 무엇 때문에 산을 오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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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 때문에 산을 오르는가?
때로는 그리움 때문이라 생각했다
산머리 오르는 길섶의 풀 한 포기와 마주하고 싶고
기암괴석 그 웅장한 틈 사이에 위태롭게 서 있는 나무 한그루...
그 당당함 그저 그대로 바라보고 싶고
볼에 스치는 미풍이나 때로는 살을 에이는 칼바람도
부는 그대로 마주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 비어있는 마음을 거기 놓아두어서...
그 빈 마음에 너를 온통 담아두고 싶은
그 곳이 바로 산이었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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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를 달고 취소할 일이 생길까봐...
눈팅만 하다가 아침일찍 꼬리를 달았다.
뭐 준비할것두 없는데도...하다보니
아무래도 약속시간이 늦을듯...
대간에서 돌아와~~곤히 자고있는 옆지기를 깨워~~
불광역까지 데려다달라구 ~~^^*
불광역에는 형형색색의 배낭을 둘러멘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저들도 오늘 나처럼
무엇때문에 산을 오르는지 ...를 찾는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함께 할 산우님들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일체무대장님은 처음뵙는다.
"한별님이죠~~? 사진에서 봤어요'"
부드러운 미소로 먼저 알아봐준 대장님께 송구한 인사를 나누고
함께 하실 산우님들을 조금 기다리다 택시를 타고 효자파출소 앞으로 갔다.
잠시후 효자파출소 앞 상가 뒷길로 산행길이 시작됐다.
뉘집인지 담벼락에 만개한 능소화가 상념을 머금은 듯한 붉은 빛으로 물들어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무래도 삼각산은 오늘 제모습을 보여주기 싫은가보다.
낮게 드리운 잿빛 구름과 옅은 운무가 삼각산을 누르고 있는듯 했다.
어쩌랴~~!
운무가 드리우면 드리운 그대로.
말간 햇빛이 비추이면 비치는대로...
나지막한 오솔길을 걸었다.
길 양쪽으로 나뭇가지가 작은 오솔길에 맞닿아 그 사이를 걷는 우리들 팔을 위협하고 있었다.
적당히 촉촉한 습기. 그래서 흙냄새도 나는 듯. 코를 킁킁거리며 걸었다.
때로는 맑아서 환한 길보다 이런 길이 운치가 있기도 하다
좀 후덥지근은 하지만...
난 충분히 느끼고 싶었다. 오늘 있는 그대로의 이 산길을...
땀줄기가 송글거리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오르다 잠시 쉬고 또 얼마를 오르다 잠시쉬고...
오르며 끊임없이 묻는다.
밟히는 흙에
팔이 헤집고 지나치는 나뭇가지에.
나뭇가지 얽혀 잎사귀 하늘을 덮고 그 사이로 빼곰이 보이는 손바닥만한 하늘에...
오늘 무엇 때문에 산을 오르는지~~??
한참을 오르니 갈색빛이 도는 약간 널직한 바위가 우리를 반긴다
미끄러질까봐 조심스레 오르며 원주민 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어젯밤 너른 이 바위위에 머물렀던 것들이 무엇일까? 하고
총총이 박힌 하늘의 별빛과 스치는 바람...
풀숲에서 살고있는 작은 생명들의 호흡
ㅎㅎㅎ
밤이 되면 여기 누워 쏟아지는 별빛을 보고싶다 생각해보며
아쉬움으로 마음에 담고 다시 또 오른다.
얼마를 올랐을까?
북문에 도착했다.
북문에서 보니 아랫쪽이 원효봉 위로는 염초봉이란다.
염초봉 오르는 길은 가파른 바윗길이다.
군데군데 소나무가 그 푸르른 절개를 내보이며
바윗사이에 뿌리를 박고 자라고 있었다.
손으로 바위를 잡고 아둥바둥...
죽 미끄러지고 ~~
앞에서 손을 내밀어 주시는 대장님
뒤에서 밀어주시는 대장님
앞에서 뒤에서 코치해주는 산우님들~~
모두 함께 돕고 끌어주어 오른 바위 위에서
올라서 다다른 곳에서 바라보이는 곳들~~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할지 모르는...
장엄한 풍광이었다.
차마~
이제야 첫걸음한 내게
제 속살을 다 보여주기 싫다는 듯
옅은 운무에 감추어버린 삼각산의 봉우리들과 능선들1!!
그 옅은 운무의 신비로움속에
말로는 다 표현할수 없는 실루엣만으로도 그 웅장한 장관~~
미끄러질듯한 바위에 걸터앉아
아띠를 외치며 사진을 찍고...
이제는 겁도없이 바윗길을 계속 올라 도착한 곳이
책바위와 피아노바위가 내려다보이는 능선길!
책바위와 피아노바위...
거기 걸터앉아
그 아름다움과 일체가 되고 싶었던 순간~~
눈빛 돌려 바라보는 곳마다 산의 모습은 달랐다.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
아니 한 그루 나뭇가지 뻗은 방향에 따라서도 산빛은 달리보였다
바람골의 그늘진 곳에 자리를 깔고
땀흘린 허기로 맞이한 점심은 그대로 꿀맛이었다.
총각님과 민심님, 원주민대장님의 즐거운 노래로
잠깐 휴식을 취하고 바람골 골짜기로 내려오다
숨은벽능선으로 산길을 돌렸다
아~~~
숨은벽 능선에서의 바라보이는 경치는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염초봉과 백운대를 잇는 능선과
그 아래 숨은벽
그 사이를 푸르게 덮고 있는 바람골!
어찌 저리 조화로올수 있을까?
바위와 바위가 겹쳐져 만들어낸 그 장엄한 풍광과
그 사이를 지나는 바람의 길...
'아 너무 좋아요~~!'
라고 밖에는 할수 있는 말이 없는 가난한 내 언어를 들으며
지금 바라보이는 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잊을수 없는 아름다운 산빛을 마음에 담으며
아띠님들과 고운 미소 머금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산길
그리움으로 마음 깊이 간직한채 밤골로 내려왔다.
골짜기에 흐르는 말간 물~~~
거기에 하루종일 땀으로 절은 육신을 내맡기며
피곤과 함께 씻고내고 싶었던 상념들도 씻는다
답을 찾았는가?
나는 무엇때문에 산을 올랐는지~~?
......
그 아름다운 산길 마음에 꿈틀대는
그리움만 깊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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