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4. .03. 18. 화요일. 황사
인원 : 일체무, 홍매화, 내장미
코스 : 청매실농원
전남 광양시 다암면 414번지
조계산 선암사에서 광양 매화마을에 도착하니 2시 20분이다. 차에서 과일로 요기하였는데도 허기가 진다. 그러고 보니 나는 확실한 조선 사람이다. 밥을 먹어야 속이 든든한 조선사람.
사건의 발단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어렵사리 청매실 농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 놓고 내리니 바람과 햇빛이 강렬하다. 딸내미 볼 일을 보러 간 사이 차에 두고 온 모자와 선글라스를 가지고 왔는데 사람이 안 보이는 것이다. 투덜대며 올라갔는데 나를 반기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내심 축제장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 점심을 해결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나의 의향과 달리 올라온 집사람이 못마땅하였다. 나를 반기는 얼굴에 대뜸 "왜 말도 없이 올라왔어"외치니, 옳거니 이때다 싶어 삐치기의 여왕님께서 냅다 모자와 안경을 나에게 던지듯이 준다. 얼굴을 바라보니 뽀로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별것도 아닌거로 분을 삼키지 못하는 삐침 여왕에게 빌미를 주었다. 내가 누구인가 달램의 명수가 아닌가? 어렵사리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청매실농원 행사장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구수한 냉잇국을 곁들여 먹는데 맛이 일품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청매실 농원과 다른 농원으로 이어지는 산자락을 걸었다. 산자락을 온통 뒤덮은 흐드러지게 핀 매화를 바라보니 장관이다. 황사로 인하여 하늘은 흐릿하지만,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물과 만발한 매화가 수를 놓은 자락의 어우러짐을 바라보니 마음이 평온하다. 평온한 마음으로 만발한 매화마을 산자락을 걷다 보니 시나브로 마음마저 하얗게 물들었다. 나와 너, 우리의 하얀 조선의 마음을. 그러고 보니 매화는 조선의 마음이다.
종일 봄을 찾았어도 봄을 찾지 못했네
짚신 신고 산머리 구름 위까지 가보았지
돌아오니 매화 향기 있어 웃으며 가봤더니
봄은 가지 위에 벌써 와 있었네.
-작자 미상의 매화를 노래함
↑ 청매실농원에서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매실아이스크림을 먹는 시차적응님
요새 딸내미는 에티오피아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차만 타면 눈을 감는다.
↓ 매화마을에서 매화감상을 마치고 강진 백련사로 동백꽃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애매하여 섬진강
꽃길따라 쌍계사를 다녀와 하동 화개장터에서 참게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특이한 밑반찬 감짱아치,
토란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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