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동이 일지

[은동이, 16주 차][9.15kg] 사회화 훈련을 해야한다. 현관에서 재우기 시작하다. 구산 산책을 시작하다.

一切無 2016. 1. 6. 22:58


2016년 1월 2일


  

  목욕을 하고 4차 예방접종을 받으러 동물병원을 다녀왔다. 동물병원에 들어서니 겁에 질려 껌딱지처럼 착 달라붙어 안겼다.

 

  오늘 은동이를 돌봐주신 간호사님 또한 진돗개를 키우고 계셔 진돗개 키우기에 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진돗개는 다른 개들 보다 사회화 훈련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낯선 상황이나 사람 또는 동물에 대해 때때로 공격성이 나타날 경우, 특유의 대담성과 집요함 그리고 근성을 지닌 진돗개의 경우에는 아주 위험한 견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의사님 또한 은동이 이빨을 확인할 때 은동이가 물지는 않을지 겁을 내시며 조심하셨다.

  진료를 마치고 결제를 기다리던 차에 진돗개를 키우는 다른 견주께서도 어린 진돗개인 은동이에게 관심을 보여 오셨다. 아파트에서 키우는 진돗개인데 산책이 부족했는지, 현관이 열려 있는 틈을 타서 집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모양이였다. 사회화 훈련을 어떻게 시키셨는지 여쭤보니, 애견카페에도 가봤지만 진돗개에겐 오히려 더 안 좋았다고 하셨다. 진돗개가 워낙 독립적인 성격이라 다른 개들과 어울리는 데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나 짐작할 뿐이었다.


  보통 16주까지 사회화 훈련이 완료되는 다른 강아지와는 달리, 진돗개들은 13주 정도에 사회화 훈련이 완료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기에 이미 훈련 시기를 놓친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던 참이었다. 조금 늦었을지라고 보다 어렸을 때 은동이가 다양한 경험을 시켜, 여러 상황과 사람들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고 침착하고 안정감있게 대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2월까지는 적어도 현관에서 재우라는 수의사님 말씀에 따라 은동이를 현관에서 재우기 시작했다. 실외견들은 홀로 외롭게 추위와 싸워야 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실내견들보다 수명이 짧다고 한다. 고작 십 년을 살다 갈 은동이에게 그 짧은 시간을 더 빼앗아 버리는 것만 같은 가혹함을 느꼈다. 십 년 전 엄동설한 속에서 살을 떨며 추운 밤을 이겨낸 금동이가 대견스러웠지만, 방치해 둔 것만 같은 미안함을 떨칠 수가 없다.





2016년 1월 3일

 

  엄마 다리에 매달릴 때 거절의 표시로 뒤돌아서니 매달리지 않는다고 한다.

산책을 나갈 때 먼저 대문 밖을 튀어나가는 일이 없도록, '기다려'야만 나갈 수 있음을 가르쳤다.




2016년 1월 4일

 

  구산으로 첫 산책을 나갔다. 수렵견이라 그런지 정신없이 낙엽 위를 헤집고 다니며 산길이 아닌 비탈진 산기슭으로도 겅중겅중 뛰어내려간다. 야산에 갔었더라면 꿩이나 고라니라도 물어왔을 것만 같았다.




2016년 1월 6일


  아빠와 함께 구산으로 두 번째 산책을 나갔다. 시각적인 공포 때문인지 아래가 뻥 뚫려있는 하수구, 계단오르기를 무서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