崇禎五年十二月, 余往西湖. 大雪三日, 湖中人, 鳥聲俱絶. 是日, 更定矣,
余拏一小舟, 擁毳衣爐火, 獨往湖心亭看雪. 霧淞沆碭, 天與雲, 與山, 與水, 上下一白. 湖上影子, 惟長堤一痕, 湖心亭一点, 與余舟一芥, 舟中人兩三粒而已.
到亭上, 有兩人鋪氈對坐, 一童子燒酒, 爐正沸. 見余大喜, 曰 “湖中焉得更有此人?” 拉余同飮. 余强飮三大白而別. 問其姓氏, 是金陵人客此.
及下船, 舟子喃喃曰 “莫說相公癡, 更有癡似相公者.”
숭정 5년 12월 내가 서호에 머물 때, 큰 눈이 사흘이나 퍼부어 호수에는 사람이고 새고 모두 자취가 끊어졌다.
어둠이 짙어갈 때 나는 작은 거룻배를 집어탔다. 털옷에 화로를 끼고서 홀로 호심정에 가서 눈 구경을 하였다. 눈처럼 변한 서리는 넓고도 대단했다. 하늘은 눈과 산과 물과 어울려 천지가 온통 흰색이 었다. 호수 위에 그림자라고는 오직 흔적 같은 긴 제방, 호수안의 점 같은 정자 하나, 그리고 겨자씨 같은 나와 배, 그 배 안에 좁쌀 같은 두세 사람이 있을 뿐이었다.
정자에 도착하니 정자위에는 두 사람이 양탄자를 펴고 마주 앉아 있었다. 동자가 화로위에 술을 데우는데 마침 끓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크게 기뻐하며 말하기를 "호수에 어찌 이와 같이 사람을 만나리요?" 하더니 나를 끌어당겨 술을 권했다. 나는 못마시는 술을 억지로 큰 잔으로 셋이나 마시고 일어났다. 성씨를 물었더니 금릉서 온 나그네란다.
배에서 내릴 쯤에 이르러 뱃사공이 중얼중얼 말했다. "저 양반이 바본 줄 알았더니 더 심한 바보가 있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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