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민이의 유럽여행

로마 남부 "풀리아" 여행 2일차 / 스머프 마을, 알베로벨로(Alberobello)

一切無 2023. 12. 6. 22:15

 

조식은 특이하게 호텔 근처 지정된 카페로 식권을 들고 가 정해진 메뉴 안에서 골라서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한국에서 맛보던 핫초코를 생각하고 시켰는데, 엄청 꾸덕해서 마시기 보단 찍어먹는 용인 듯 한 핫초코가 나왔다. 기대 안했는데, 크로와상이 진짜 맛있는 맛집이었다.

 

 

무사히 시간 내 발권까지 마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 열차가 보이지 않는 거다. 알고 보니 기차가 아닌 버스로 가는 여정이었고, 바리 중앙역 뒤편으로 가야 버스를 탈 수 있는 거였다. 역 안에 버스 정류장에 대한 안내가 없었기에 초행길인 우리는 헤맬 수 밖에 없었다. 물어 물어 찾아간 버스 정류장은 이미 우리가 탔어야 할 버스가 떠난 뒤였다.

 

 

어쩔 수 없이 남는 시간 동안 역 안 카페에 들어가서 티 타임을 가져야만 했다. 카페인에 약한 나는 커피 대신 이탈리아 남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그라니따 리모나다 를 먹어주었다. 아무튼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다음 버스를 타고 알베로벨로로 향했다.

 

 

구시가지 가는 길에 해바라기

 

 

구시가지로 들어가기 전 보이는 신시가지의 성당. 아직 크리스마스는 한참 전인 시점이었는데도(10월 초) 벌써부터 신시가지 거리는 일루미네이션으로 꾸며져 있었다.

 

 

해외 여행을 갈 때 마다 매번 타이밍이 맞지 않아 납작 복숭아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드디어 그 원을 풀었다! 친구랑 언니가 구시가지 입구 쪽에 과일 가게를 발견하고 알려줘서 들어가봤더니 이렇게 끝물이라 아주 잘 익은 납작 복숭아가 선물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맛있었던 납작 복숭아🍑💕

 

 

알베로벨로의 상징인 트룰리가 그려진 각종 기념품들로 가득한 구시가지 초입! 하나같이 다 예뻐서 정말 다 가지고 싶었다. 친구랑 언니랑 하나씩 마음에 드는 마그넷을 골랐는데, 각자 취향이 달라서 정말 겹치는 게 하나도 없었다🤭

 

 

트룰리 지붕에는 이렇게 각 집안을 상징하는 다양한 심볼들이 새겨져 있다.

 

 

구시가지 꼭대기에 있는 성당. 마침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다. 성당 지붕도 역시 트룰리로 되어 있었다.

 

 

알베로벨로가 고추로... 유명한가...? 곳곳에 이렇게 고추 모양의 장식물들도 팔고 있었다. 좀 다른 스파이시 알베로벨로 고추 바이브... 고추에 미친 사람처럼 홀린 듯이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알베로벨로의 구 시가지. 우리가 다녀온 바리 근교 도시 중 가장 관광객들로 붐비는 관광지였다. 그래서 아기자기하게 예쁜 풍경과는 달리 조금은 정신이 없기도 했다.

 

 

구시가지를 한 눈에 다 담아낼 수 있는 전망대로... 

 

 

아침에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출발이 늦어지기도 했고, 언니가 오후 기차를 타고 바리에서 로마로 다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알베로벨로에서 더 길게 있을 수는 없었다. 점심을 먹고 바로 바리로 돌아가기로. 원래는 혹시라도 버스가 늦어질까봐 언니랑 친구는 더 빨리 바리로 돌아가자고 했었는데, 막상 알베로벨로에 오니 다들 이 곳을 마음에 들어해서 한 시간 더 있기로 했다. 그래서 점심을 먹고 갈 수가 있었는데,

 

 

작은 동네에 이 많은 관광객들이 다 몰리다 보니 자리가 있는 식당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겨우겨우 자리가 있는 식당을 찾아 들어왔는데, 여기서 인생 오르끼에떼를 만나게 된다. 우연하게 찾은 행운. 번역기를 돌려보니 순무의 청으로 만든 파스타인데, 시래기 파스타? 같은 느낌. 한국인 입맛에 정말 딱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납작 복숭아를 좀더 사가려고 했더니,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문을 닫았다. 아쉽지만 거리에서 맛본 납작 복숭아가 이번 여행 동안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납작 복숭아가 되었다. 돌아가는 길에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아주 작은 공원이 있어서 사진 찰칵.

 

 

시간에 좀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어둑어둑해진 거리를 밝게 밝히는 일루미네이션을 봐도 정말 예뻤을텐데 아쉽지만 뒤로 하고 버스를 타기 위하여 알베로벨로 기차역으로 향했다.

 

(알베로벨로 기차역은 화장실이 무료다. 심지어 깨끗함!)

 

 

마을 지도와 상점 광고가 너무 멋스럽게 세워져 있어서 사진으로...

 

 

친구는 숙소에서 쉬기로 하고, 나는 로마로 하루 먼저 떠나는 언니를 바래다주기 위해 바리 역으로 함께 걸어갔다.

 

 

나온 김에 바리 시내도 한바퀴 돌아보았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바리 구시가지를 산책~

 

 

오래된 골목의 멋스러움에 빨래를 널어 놓아 생활의 흔적이 더해져 정겨운 풍경들이 보기 좋았다.

 

 

골목 끝에 다다르니 보이는 스베보 성. 입장료가 꽤 가격이 나가길래 우리 그냥 밖에서 성곽만 구경하고 가자 하고 발길을 돌리려는데, 지나가던 노부부가 우리를 붙잡고 열심히 뭐라고 말씀해 주시는 거다. 딱 봐도 우리가 입장료 때문에 안들어가는 것 같아보였나보다. 이탈리아어로 말씀하셔서 정확한 뜻은 알 수 없었지만 대충 오늘 무료니까 그냥 들어가라는 뜻인 것 같아서 약간 의심 반 들어가봤는데 정말로 입장료를 받지 않고 그냥 들여보내주는 게 아닌가. 입장 마감 시간이 되어가서 입장료를 받지 않은 건가? 알 길은 없었다. 스베보 성 안에는 뭔가 볼 거리가 많다기 보다는 각 공간마다 당시 중세 귀족들의 모습을 홀로그램 처럼 벽에 빔으로 쏴서 보여주는 식의 구성이었는데, 친구의 취향은 아니어서 만약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으면 돈이 아까웠을텐데 무료로 와서 다행이라는 소리를 여러번 했다.

 

 

스베보 성 건너편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골목이 하나 있어 들어가봤는데

 

 

바로, 오르끼에떼 골목이었다! 골목마다 상인들이 나와 오르끼에떼를 팔고 있었고, 그 중엔 자리에서 직접 오르끼에떼를 빚어 파는 곳들도 있었다. 오르끼에떼 빚는 걸 보는 재미가 또 아주 쏠쏠했다.

 

 

 

친구가 해산물 요리가 먹고 싶다고 해서, 문어 요리가 유명한 맛집을 찾아갔는데 오픈 시간까지 너무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배고픈 친구를 위해 그냥 근처 문 연 곳 중에 아무 곳이나 들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또 여기서 인생 맛집을 발견! 다테리노 토마토라고, 이탈리아 남부의 노란 방울토마토로 만든 오르끼에떼인데 이 토마토가 정말 너무 맛있었다...! 이탈리아는 이제 그만 와야지 했는데, 맛있는 음식들을 맛보기 위해서라도 다음에 이탈리아에 또 오고 싶을 정도.

 

 

바리의 밤 거리를 구경하다가

 

 

이탈리아까지 왔는데, 디저트를 먹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급하게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카페에 들러 디저트를 테이크아웃 해왔다.

 

 

오는 길에 너무 조심성 없게 들고 온 탓인지^^... 상자를 열어보니 비쥬얼은 영... 좋지 못했지만 맛은 있었다 정말로!! 이탈리아에 온 지 세번째 만에 이탈리아의 맛을 이제야 깨닫고 간다.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의 진가를 이제야 알다니!! 아쉬우니까 다음에 정말로 또 와봐야만 겠다. 캐리어 가득 식재료들을 담아 들고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