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6. 09.05.화요일
인원 : 해송대장외 24명
코스 :
-효자비
-밤골능선
-직벽바위
-시발클럽
-위문
-노적봉
-개연폭포
-산성매표소
산에 사는 사람이라
산을 오르는
그들과 어울리면
산이야기를 즐겨 나누어야 한다.
해송은 나의 산행에 있어서 산행의 모티브라 말 할 수 있다. 그와 산길을 걸으며 나는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그의 언변이 어눌 한것이 아니라 내가 주변머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산을 사랑하듯이 나 또한 산을 사랑한다. 그러나 나는 그의 모든 산알음과 산정에 대하면 십분의 일도 못미친다.
그러나 어찌할거나 산을 사랑함에 있어서는 나도 해송에게는 못미치기가 싫다. 내가 감히 이런말을 하는 것은 아름산 모든 산우님들이 산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은 해송의 삼각산 탐방 4회차로 효자비에서 시작하여 밤골능선, 염초봉, 노적봉, 북한산성길로 이어져 북한산성매표소로 내려오는 산길을 걸어보는 날이다.
효자비에서 내려 무명식당을 지나서 바로 언덕배기가 시작되는 곳에서 닉소개와 대장님의 오늘의 산행개요, 몸풀기를 마치고 산길을 본격적으로 오른다. 나는 양지님과 후미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밤골 능선길을 서서히 걷는다. 말주변머리가 없는 나로서는 그래도 면식이 많은 양지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별로 부담이 없다. 실은 나의 옆지기와 동갑이라 그런지 정감이 가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양지님의 개인적인 너른 성격과 활달함이 좋아서이다.
양지님과 후미에서 걷다가 나는 빠른 걸음으로 쭈욱 앞으로 나갔다. 실은 나는 빠른 산행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유유자적하면서 적당한 속도로 산을 즐기며, 산속에 묻혀 산길에 나를 맡기는 유형이다. 빠름의 미학과 느림의 미학을 조화롭게 썩어 놓은 산행을 말이다.
그러나 요사이 산행을 함에 있어서는 내가 보아도 조금 빠른 속도로 산을 걷는 것이다.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그것은 이달 9일날 시행하는 사산종주와 23일날 오산종주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산행속도에 신경을 쓰느냐 하면은 종주산행의 발걸음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쭈욱 앞으로 나가니 선두에서 산길을 걷는 타리님과 신디님을 만나 사기막골능선으로 가는길과 밤골능선의 사거리길 안부에서 대장님과 후미를 기다려렸다. 초입에 오를때는 정해지지 않은 후미대장을 정하자고 하신다. 여기서부터 대장님의 지명으로 양지님이 오늘의 후미대장으로 결정 되었다. 여자가 아닌 남자로 오늘 산행의 후미를 보라고 하신다. 일동 모두들 박수로 반갑게 반겨 준다.
다시 염초봉이 있는 밤골능선길로 쭈욱 올라 바위능선길로 오르니 의상능선쪽의 남쪽 하늘에는 새털구름이 반원을 그리며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멋진 하늘의 구름을 감상하노라니 어디선가 불어오는 9월의 산바람이 세속에 찌든 나의 귀를 맑게 씻어 주고 있다. 아! 고마운 청량한 바람이다. 바람의 향을 맡으며 오르니 염초봉과 염초봉의 초입 릿지길인 직벽바위이다.
직벽바위를 맨몸으로 오르고 내리는 수준이면 릿지는 고수라고 보아야 한다. 직벽바위에는 수십년 인고의 비바람을 맞으며 홀로 우뚝선 소나무가 한그루 있다. 그바위에 앉아 달밝은 밤에 못다한 나의 옛이야기를 한줄기의 대금으로 불어 낼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직벽바위 옆에는 우회릿지길이 있다. 직벽바위 밑에서 염초봉 오름을 감시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오늘도 두분이 나와서 위험구간 암릉길을 감시하고 있다. 해마다 일어나는 염초릿지길의 사상사고도 우리는 상기하고 있어야 한다.
이곳에서 우리일행은 안정하게 로프를 잡고 염초봉아래 식당바위로 내려가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지체 되었다. 지체되는 시간을 활용하여 후미는 타리님의 사진으로 멋진 추억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는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공단직원의 허락을 받고 직벽우회길로 내려 왔다. 식당바위 위에 있는 전망스랩에서 노적봉과 염초봉을 배경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 위해 포즈를 취하는 신디님. 신디님은 타리님의 제2의 모델이라고 한다. 신디님은 사진 찍기를 무척이나 즐기시는 엔돌핀이 철철 넘치는 아가씨 같은 아줌마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의상봉아래 국녕사와 북문 아래에 있는 상운사, 상운사 뒤에 있는 남새밭의 정경이 이채롭다.
식당바위에서는 벌써 점심때가 되어서 인지 다른 산행팀에서 점심들을 맛있게 반주를 곁드려 먹고 있다.
식당바위를 조금지나니 겨울산님이 벌에 쏘여 무척이나 괴로워 하신다. 모든것이 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수많은 산우님들이 지나갔는데 하필 겨울산님의 등산화안으로 들어와서 벌이 쏘아댄 것이다.
양지님과 겨울산님이 남아서 쏘인 발에 맨소래담을 바르고 오느라고 약간 지체 되었다. 나는 길이 엇갈릴 까봐 모퉁이길에서 그들을 기다려 같이 갔는데, 여기서 그만 선두의 일행들과 길이 엇박자가 난것이다. 선두는 여우굴로 가지 않고 약수암 너른공터로 방향을 튼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일행들이 여우굴로 갔을 것으로 예상하고 길을 걸었는데 그만 길을 잘못들어 약수릿지길 들어선 것이다. 덕분에 약수릿지길을 약간 맛보았다. 물론 선등은 양지님이 하신다. 산행실력이 두루 갖추어진 당찬 여산우님이다. 약수릿지에서 시발클럽으로 내려와 아름산을 불러대도 응답이 없다. "아름"하고 되돌아오는 메아리의 여운과 함께 핸드폰을 해대도 통화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
우리는 시발클럽 돌식탁에서 오붓하게 세명이 점심을 먹었다. 얼만만에 산에서 오붓하게 먹는 점심인가. 점심을 마치게 무섭게 우리는 약수암길로 내려가기로 결정하였다. 시간상 보아도 여우굴로 오를리가 없기 때문이다. 약수암가는 길은 가파른 돌길로된 내림길이다. 내려가면서 계속 불러대는 우리들의 환호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응답의 소리 "위문으로 오세요." 이다.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 위문에서 노적봉 갈림길 못미쳐서 우리는 선두의 후미 벼리님을 만났다.
길 잃은 아이가 엄마를 만나는 기분이 바로 이것과 다르랴. 우리 일행은 노적봉길을 따라 노적1봉을 올랐다. 노적1봉에서 바라보니 벌써 몇분의 산우님들은 노적2봉에 올라 바위그늘에서 우리를 향해 손짓을 한다. 노적2봉은 약간의 릿지를 요하는 바위오름길이다. 우리 일행중에 벼리님만 자일에 의지하여 오르고, 모두다 맨릿지를 하여 올랐다.
정말로 오늘 산행은 중급에 맞는 산우님들이 오셨다. 산행에서도 별로 뒤쳐지는 산우님들이 없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파란물감으로 파랗게 칠하져 있고, 인수와 백운 사이 파아란 하늘에 피어 오르는 한얀꽃송이를 바라보니 나의 마음은 어린 동심으로 돌아간다.
그하늘 아래 정상에서 해송대장님이 따르는 한잔의 막걸리 걸치니, 나도 모르게 신선이 되어 아무 생각이 없이 노적에 드러누워 꿈속으로 빠져 들고 싶다. 하늘 아래서 노니는 우리네의 아옹다옹한 삶을 한차원 높이 승화시켜 성숙된 삶을 누려야 하는데, 좁아 터진 세속의 이욕을 언제나 나는 버릴수 있을까 의문이다.
노적2봉에서 바라보는 의상봉 아래의 아늑한 국녕사와 동쪽으로 멀리 보이는 팔당댐의 전경이 푸른 하늘에 흐르는 흰구름과 어우러져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자연의 위대함에 그만 숙연할 따름이다.
우리는 각자 추억의 앨범과 단체사진을 만들고, 노적2봉을 북한산성길을 향해 내려간다. 사람의 흔적이 드문 오솔길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오솔길을 걷는 산행을 나는 즐긴다. 그래서 나는 해송의 산행을 즐겨 찾는다고 보아야 한다. 오솔길을 내려오면서 산우님들과 정담을 주고 받으니 어느덧 개연폭포이다.
라벤다님의 첨버덩거리며 발장구를 치는 개헤엄을 보면서 바지를 무릎까지 걷고 발을 물에 담근다. 시원함이 발의 피로를 달랜다. 산행의 피로에 지친 몸을 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하늘에는 새털구름이 무수히 피어 있다.
인생은 뜬구름이라고
바람이 말한다.
오늘도 멋진 산속에서 우리를 거닐게 해주신 해송대장님, 라일락 총무님, 그리고 같이한 산우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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