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2007년(丁亥年)

딸내미와 송추남능선을^^^

一切無 2007. 12. 14. 11:08

일시 : 2007. 12. 13. 목요일. 맑음
인원 : 딸내미와
 
코스 :
-11:00   오봉탐방지원센터
-12:10   여성봉(점심먹고 13:00출발)
-13:30   오봉
-14:40   송추폭포
-15:00   송추공원지킴터

 

딸내미와 단둘이 산행을 처음으로 하였다. 그러니까 그때가 언제인가. 딸내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지금의 선림공원지킴터로 삼각산 사모바위를 식구들과 오르고서는 딸내미는 처음으로 산을 오른 것이다. 고3인데 수시에 대학교에 합격하여 요사이 학교에 가지 않는다. 올해는 우리 집에는 두 녀석이 대입을 치렀다. 아들은 고2에 카이스트에 수시에 합격하였고, 딸내미도 수시에 서울여대에 합격을 하였다. 어찌 보면 두 녀석이 한 번에 대학에 합격을 하였으니, 우리 집은 신의 은총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여튼 지겨운 고3병을 끝내고 나니 집사람과 나는 홀가분하기 이룰 데 없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특별히 신경을 써준 일도 없었다. 특히 딸내미는 아들에게 밀려 등한시하였다.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커왔으니 그것도 운명이라면 야릇하다.

 

 

 

 

↗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그렇게도 산에 가기를 꺼리는 녀석에게,며칠전에  산에를 가자고 하니까 선뜩 응답한다. 그런데 아침에 몸이 아픈지 일어나지를 못한다. 차에서 내리니 몸이 콕콕 바늘로 찌르듯이 쑤신다고 하여, 아스피린 두 알을 먹이고 오봉탐방소에 이르렀다. 아뿔싸! 차를 잠그지지 않고 온 것이다. 몸이 아픈 딸내미를 시켜서 차를 잠그고 오게 하였다. 집사람보다 허리 치수가 커서 지 엄마 겨울 바지를 입을 수가 없어서, 가을 바지를 입고와 부들부들 몸을 추스리기에  일부러 시킨 것이다. 녀석 말은 참 잘듣는다.  차를 잠그러 가기전에 오봉탐방지원센터에서...

 

 

 

 

 

 

 

첫 전망대 바위에서 햇살을 받고있는 여성봉과 사패산정상, 삼각산을 바라 보면서...처음에는 잘 오더니 오름길이 생기니 영 아니네. 완전히 왕초보 산객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 만고의 법칙이니 어찌하리오.

 

 

 

 

 

 

 

↗ 여성봉에서
멀리서 보기엔 꽤나 험난하게 보이는 여성봉이지만 실제로는 산길이 순탄하다. 그래도 왕초보는 엉금엉금 기어 오더니, 막상 여성봉은 나의 손을 잡고 같이 오르니 날쌔게 오른다. 글쎄 녀석은 여성봉에서 바라보는 오봉과 백운대의 전경을 어떻게 받아 들었을까? 일부러 물어보지 않았다. 그것도 녀석의 삶의 몫이니까. 여성봉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하니 제일로 중요한 수저를 빠트리고 왔다. 다행히 탐방지원센터로 차를 몰고 오를 때, 좁은 길에서 마주친 부부를 만나서 떡도 얻어 먹고, 나무젓가락, 일회용 숟가락을 도움 받아서 민생고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무엇인가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우리는 늘 낯선 타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왜 여성봉이냐고 물어보는 녀석에게 포즈를 잡게 하였다. 뒤를 돌아보면 알 것이다.

 

 

야호 오봉이다. 오봉정상에 이르니 바람이 매섭게 분다.

 

 

 

 

 

 

수묵화 같은 삼각의 능선을 배경삼아.산정에 오르면 굽이굽이 펼쳐지는 산마루금에 나는 넋을 빼앗기곤 한다. 그래서 더욱더 오래 머무르고 싶은 산정.

 

 

 

 

 

 

 

 

 ↗오봉에서 도봉의 주봉을 배경삼아.

 

 

 

 

송추폭포에서... 딸내미 초등학교 4학년. 여름에 이곳 아래까지 식구들과 물놀이를 온 기억이 새롬이 떠 오른다.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나의 과거. 바로 나의 과거는 너에게도 흘러간 옛추억이 되겠지.

 

송추공원지킴터.

 

 

 

 

 

 

 

 

 

 

 

딸내미! 오늘 산행을 하고 나니 기분이 홀가분하지. 너에게 부탁이 있다. 부디 너 자신의 이익을 챙기지 말고, 네가 몸담은 사회와 나라에 봉사하면, 모든 복은 자연히 따라오게 되어 있다. 부디 큰사람이 되어 청사에 길이 남을 한국의 여인이 되기를 아비는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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