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0. 02. 13. 토요일. 아침까지 눈 내리다 갬
작년 12월 21일 논산육군훈련소에 입소를 하고, 54일만에 아들을 보는 것이다. 그간의 서신으로 안부를 전하고, 훈련소를 퇴소하고 후반부 교육을 받기 위하여 대전으로 배치되어 온 날 전화로 대화를 나누었으나 어디 그것이 서로의 냄새를 맡으며 정감을 나누는 것에 견줄 수가 있을까? 하여튼 올 겨울은 다른 해와 달리 유난히 추위가 혹독하였다. 집사람은 맹추위에 훈련을 받는 아들 생각에 애간장을 끓으며 오늘까지 지냈다. 나는 원래 살갑지가 않은 사람이라 속정을 잘 풀지를 못하지만, 집사람은 나와는 다르니 얼마나 아들을 보고 싶었을까?
새벽 4시에 일어나 세수와 볼일까지 다 보고서 전날 설빔 준비로 밤늦게 잔 집사람을 깨웠다, 그리고 딸내미까지 단장을 마치고 5시에 출발을 하여 대전국군군의학교에 도착을 하니 9시 40분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을 아는지, 설 전날이라 무려 4시간 40분이나 걸렸다. 면회를 마치고 집에 갈때는 딱 두시간이 걸렸는데...
면회 신청을 하려고 면회 신청실로 가려는데 화장실 주변에 기관병과 훈련병이 여럿이 있다. 기관병이 면회자를 묻기에 집사람이 아들의 이름을 대주니까. 기관병이 호명을 하는데 절도 있는 동작으로 화장실에서 나오는 것이 제법 군기가 들어 있다. 뒤도 돌아 보지를 않고 집사람과 기관병을 따라 면회 신청실로 가는 것이다. 제법 얼굴에 살도 붙어서 보기는 좋은데 얼굴에는 청춘의 심볼이 더 극성을 부리고 있어 안쓰럽기 그지 없다.
원래 계획은 유성온천에 들러 온천욕을 하고 근처에서 밥을 먹으며 정담을 나누려고 하였으나, 아들이 그러면 넷이 있는 시간이 즐어드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가자고 하여 둔산동쪽으로 가다가 월평역부근에 카페베네가 있어 월평역부근에 차를 주차시키고 카페로 들어 갔다.
카페베네에서 정담을 나누다가
둔산동 방죽네거리에 있는 빕스에서 식사를 하였다. 식사후 빕스 대기실에서 인터넷을 셔핑을 하는 녀석. 등짝이 무척이나 왜소하였는데 옷을 많이 입어서 그런지 등작을 바라보니 제법 든든해 보인다.
빕스를 나와 근처 이마트에서 필요한 물픔을 구입하고 자운대로 갔다. 국군군의학교는 자운대 입구에서 첫번째 우측으로 통합 정문으로 들어 간다. 면회를 할 때는 군의학교까지 들어 갔으나 귀소를 할 때는 통합정문에서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 초소밖 면회소 주차장에서 누나가 갖고 온 노트북을 보면서 빵을 먹느다. 그렇게 입이 짧은 녀석인데 하여튼 군대가 식욕을 북돋아 주어서 흐뭇하기 그지 없다. 자라면서 잘 먹지를 목하였는데 식욕이 있을때 군대 생활을 하면서 키나 5cm 정도 자라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전국군병원을 배경으로
군의학교로 들어가는 아들을 보면서
가다가 가다가
뒤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두손을 흔들며, 또 다시 흔들며
붉어지는 눈시울.
'가족이야기 > 2010년(庚寅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매화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0) | 2010.03.14 |
---|---|
동장대(연무대) (0) | 2010.02.22 |
문수산 (0) | 2010.02.06 |
아들에게 -4- (0) | 2010.02.01 |
아들에게 -3- (0) | 2010.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