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9. 1. 1. 화요일. 맑음
신들이 나와 그대에게 무슨 운명을 주었는지 알려고 하지 말게나, 안다는 건 불경한 일.
레루코네에여, 점을 치려고도 하지 말게나
더나은 일은, 미래가 어떠하든 주어진 대로 겪어내는 것이라네.
유피테르 신께서 그대에게 주는 게, 더 많은 겨울이든 마지막 겨울이든
지금 이 순간에도 타레니아 해의 파도는 바위를 깎고 있다네
포도주는 그만 익히고 따르기나 하세,
인생은 찗으니, 미래에 대한 기대는 줄이게나.
지금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우리를 시기하며 흐른다네
현재를 즐기게나, 미래에 대한 기대는 최소한으로 해두고.
- 호라티우스〈오데즈 중에서〉
↘ 여의도 63빌딩에 비치는 기해년의 해오름
↘ 좌측 백악산, 가운데 인왕산 기차바위, 우측 인왕산 범바위
오늘 기해년의 첫 해오름을 보려고 집 뒤 은평중학교 교정으로 갔다. 결막염이 심하여 해맞이 장소인 봉산정은 포기하고 은평중학교 교정으로 간 것이다. 결론은 해가 오르는 인왕산 능선에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어서 해오름은 보지를 못 하였다.
교정에서 해오름을 맞이하는 사람은 나,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 중년 남자 이렇게 세 명인데. 중년 남자는 구름이 끼어 있어서인지 바로 내려갔다. 나는 해오름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고 있는데, 그 학생은 날씨가 추운데도 불구하고 한자리에서 해오름을 즐기는 것이다. 마음속에는 어떠한 소원을 담고 있는지 몰라도 요지부동 자세로 해오름을 기다리고 있다. 해오름을 멋지게 담으려고 자리를 이동하고, 올 한 해 축원의 기대로 해오름을 보았던 자신이 부끄럽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의 사이에 있지만. 현재라는 것은 영원히 잠시 머무름이 없으니, 그대여 미래에 대한 기대는 최소한으로 해두고, 현재를 즐기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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