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6.06.01.목요일.맑음
코스 : 김유정역 - 금병초등학교- 만부방길- 산골나그네길
-금병산 정상- 동백꽃길-김유정유적지
인원 : 대장(왕초보님), 총무(채영님)
돌 팔매님, 짚시님, 부초님, 초록산님, 클릭,
봄처녀님, 채영님, 제니킴님, 밍키님, 하얀나비님
무학산님, 산이좋아님, 쥬라기님, 한무님, 수기님
파란님, 보릿골님, 분수님, 퐁나라님, 나.
실로 오랫만에 경춘선에 몸을 실었다. 왕초보님의 산행공지가 올라오지 않았으면 꿈엔들 생각하였을까? 너무나 고루한 나의 삶의 방식이 문제였다. 철도는 내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소중한 곳이다. 나의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실행해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철도와 인연을 맺은지 이십년이 흘쩍 넘었다. 첫부임지가 경원선 종착지인 신탄리역이다. 힘겹게 오르는 철마가 고대산 비탈길 산모퉁이를 돌면서 기찻길 오두막집이 있다. 그집을 조금 지나면 열차가 정거장에 진입해도 좋다고 표시하는 완목식 장내신호기가 있다. 들어와도 좋다는 신호의 현시에, 힘겹게 오른 철마가 신탄리역에 도착하여 합숨을 돌리며, 사십여분후에 기적을 취하며 서울을 향해 내달린다. 신탄리는 사방이 산으로 들러쌓인 고지대에 정거장과 마을이 형성 되어 있다. 내가 근무할 때만 해도 대중 교통편은 열차밖에 없었다. 이제는 첫부임지 신탄리역은 내마음속에 그리움으로 묻힌 정거장이 되었다. 철도와 인연을 맺어서 지금 까지 철도여행을 다녀본 것이 별로 없다.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무임으로 이용하는 열차여행을 이용하지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보는것도 당연하다. 가끔식 비가 오는 날은 열차를 타고 차창가를 때리는 빗줄가 그리워서 일탈을 하고 싶은 경우는 종종 있지만 마음뿐이다.
열차여행의 감미로움을 느끼는 산행을 하고자 왕초보님의 산행공지에 참석을 신청하였다. 오늘의 만남의 장소인 청량리역 맞이방에 열시십분전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산우님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대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대장님과 수인사를 나누고 채영총무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주위를 들러보니 삼산종주를 같이한 밍키님의 모습이 보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주위를 보니 한번 산행을 같이한 하얀나비님이 보인다. 삼각산에 나누어 마셨던 홍주의 맛이 감미롭게 나의 목을 적신다.
맞이방에서 나와 우리가 이용할 철마#1811열차(10:15)에 몸을 실었다. 나는 우리팀과 홀로 떨어져 종착지 까지 차창에 비치는 풍경과 사색의 나래에 잠겨야 했다. 채영님이 쑥가래 떡을 돌리고 한잔의 맥주로 목을 적시니 여행의 감흥이 돈다. 12:01분 정시에 철마는 정확하게 김유정역에 우리를 풀어 놓았다. 경춘선은 단선으로 운행하는 철길이다. 남춘역에서 오는 열차때문에 역사를 빠져 나가지 못하고 타는곳에서 있는데 그열차에서 돌팔매님이 내리신다. 역사를 빠져 나와 그윽한 간이역사를 바라 본다. 김유정역은 경춘선 개통 당시 1914년 부터 사용하던 신남면의 지명을 따 <신남역>으로 사용하였으나, 마을 전체가 김유정의 <봄.봄><동백꽃>등 여러 작품의 무대인 실레마을을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으로 가꾸기 위해 2004년 12월 1일부터 역 이름을 [김유정역]으로 바꾸게 되었다.
김유정역은 잘 알려진 대로 간이역이다. 춘천사람들에겐 낯익지만 이 작은 시골역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MBC 드라마 ‘간이역’을 통해서 이다.
1997년, 철도원의 애환과 가족의 사랑을 그린 홈 드라마로 인기를 끌은 이후 전국에 알려졌다.
역사를 배경으로 기념찰영과 주위를 간단히 돌아보고 김유정이 야학을한 금병의숙으로 발길을 향했다. 주위에는 감자꽃과 노란 돌나물꽃과 해당화꽃.유월의 모란이 우리들을 반겨 맞이한다. 금병의숙은 김유정이 글을 가르친 야학당이다.
금병예식장 앞에서 김유정기적비를 보고 동쪽으로 난 길을 따른다. 약여교 건너 작은 저수지 지나면 세갈래 길이다. 가운데 길이 만무방길이다. 만무방길로 들어서니 울창한 숲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서 여름산행을 하기에는 제격이다. 능선에 이르기 까지는 나선형의 아리랑 오름길이다.제법 숨이 차오르는 길이다. 쭉쭉 뻗은 잣나무숲을 지나 길섶에 핀 산딸기를 따먹는 산우들과 취나물을 채취하는 산우도 있다. <만무방> 길을 따라 산길을 오르는데 네 갈래 갈림길이 나타난다. 위로 가면 금병산 정상에 오르고 이 지점에서 김유정문학촌이 있는 산국농장과 금광터와 만무방의 노름굴이 있는 증4리를 잇는 길이 <금따는콩밭>길이다. 이곳에서 산 정상까지가 <산골나그네>길이다. 조금올라 널직한 산길에서 점심을 펼쳤다. 갖은 반찬과 술의 어울림으로 숲속의 만찬을 즐겼다. 어느 여산우님이 싸온 곰취짱아치의 향이 이채롭다. 수줍음에 한잎 더달라는 말도 못하고 그냥 마음의 맛으로 남기는 수밖에 없다.
봄처녀님의 김치맛도 일품이다. 거시기를 위하여 많이 싸온 채영님의 밥은 거시기가 술만 마시는 바람에 민망함을 느꼈을까? 물어 볼수도 없고, 점심을 먹고 정상으로 발길을 향했다.
정상에 오르니 금병산 표시석과 송전탑이 있다. 북쪽으로 보이는 춘천시내와 의왕호는 흐릿한 시계로 잘보이지는 않았다.
청명한 날씨에 올랐으면 좋았을 것을 그것은 나만의 아쉬움은 아니다. 금병산의 정상은657.2m이다. 가을이면 그 산기슭이 비단병풍을 둘러친 듯 아름답다고 하여「금으로 만든 병풍산」이라는 귀한 이름이다. 여기서 단체사진을 찍고 동백꽃길로 하산을 하였다. 내려오는 도중 곳곳에 멧돼지의 이동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 무학산님의 설명으로 멧돼지의 이동 흔적을 오늘 처음으로 보았다.기암석 노송지대를 지나 실레마을과 정족리 갈림길에 이르러 남은 막걸리를 몇몇 산우들과 나누어 마시는 맛은 꿀맛과 같다. 정족리길로 내려오면서 산뽕잎을 따는 여산우님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정감이 간다. 실내마을에 다다러 밭딸기를 홈쳐 먹는 산우님들, 겁에 저려서 익지도 않은 시큼한 딸기를 먹은 산우님의 모습을 그리니 어렸을적 서리하던 생각에 웃음이 가득히 내마음을 흐른다.
실내마을은 소설가 김유정이 태어난 곳이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에 묻힌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이 마치 옴팍한 떡시루떡같다 하여 동명을 실레라 부른다. 내가 보기에도 마을의 터가 좋아 보인다. 궁핍하지 않고 풍요로움을 주는 마을이다. 나의 노년을 기대하여도 좋은 마을이다.
김유정문학관에 도착하여 김유정의 생애를 살펴보고 생가를 돌보고 시골장터막국수집에서 막국수와 농주와 소주로 뒷풀이를 하였다. 서울가는
#1826열차(16:53)가 도착하여 차에올라 나는 무학산님, 한무님,수기님과 자리를 맞대고 한무님이 사오신 맥주와 소주로 서로들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청량리역에 이르기 까지 술을 들었다. 세분은 수도권 맹구반에서 활동을 하여서 대화의 소통이 자연스러웠다. 나는 뚤린 귀로 듣는 입장이다. 한무님의 산행이야기를 들으니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즐기는 산행의 맛을 배웠다. 마치 자기 옆지기처럼 안스러운 마음으로 한무님을 대하는 수기님의 모습이 이채롭다.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골뱅이 뒷풀이를 하자고 하시는 대장님과 하얀나비님의 청에 못이겨 그곳으로 발길을 돌리며 시 한구절을 읖 조린다.
그곳에 도착하게 되면
술 한잔 마시고 싶어
저녁때 돌아오는
내 취한 모습도 좋겠네
-김현철-
끝으로 유월의 첫여름이 흐르는 산길을 같이한 19분의 산우님들과 상냥한 미소로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신 총무 채영님, 만년 소년같이 순박함이 넘쳐 흐르는 왕초보대장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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