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6.06.07.(수요일)
인원 : 대장(산안개님), 총무(산비님)
이긍정님, 새벽비님, 태원님,노랑참애님,지혜님, 천사님, 백담님, 남풍님, 클릭님, 자유인님,
신수향님, 신디님, 암장님, 리애님, 반석님, 정다운님, 나
코스 :
-도봉산 냉골릿지(미륵봉)
집 한켵에 감나무가 있다. 오월의 햇살을 받으며 노오란 속살을 두러낸 탐스러운 감꽃이 수줍은 듯이 고개를 내밀더니 유월의 햇살을 받으며 고대 지고 있다. 감꽃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갈색으로 타고 있는 것이다. 그 자리에 감이 생기고 덜익은 감은 떨어지고 또 떨어지며 자신이 감내할 만큼만 가을에는 주황색감이 주렁주렁 매달리는 것이다. 감꽃이 지면서 신록의 오월은 가고 창취한 유월이 온것이다. 시나브로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르는 것이다.타들어 가는 감꽃. 감꽃의 꽃말은 나를 좋은 곳으로 보내 주세요 이다. 또 한켵에 있는 녹색의 잎사이로 빨알간 앵두가 미소를 지으며 "오늘은 아름다운 산길을 걸고 오세요!" 말한다.
산을 오르면서 나는 항상 새로운 길에 목이 말라 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이라고 하면 너무 소년적인 감상에 젖어 들었다고 할 수 있다. 가보지 못한 산길에 대한 그리움을 맛보려고 아름산방 20회차에 산안개 대장님의 도봉산 냉골릿지에 처음으로 릿지산행 신청을 하였다. 초급을 위한 릿지길에서 제대로 암릉길을 걷는 방법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릿지란? 산등성이를 뜻하나 대개 바위능선(암릉)을 말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릿지에는 삼각산의 원효릿지, 염초릿지, 백운대릿지, 만경대릿지, 약수암, 신동엽길, 도봉산 냉골릿지, 설악산의 천화대릿지와 울산암릿지가 있다. 릿지하면 대개의 경우 산릉보다 소규모인 급준한 바위 능선을 말하며 산 전체에서 보면 거의 일부를 형성하는 것에 지나지 않은 것을 가르킨다.
나에게 있어서 릿지길은 생소한 처음은 아니다. 십삼년전에 원효, 염초, 만경대 릿지길은 두어번 다녀 왔다. 나홀로는 어림도 없었다. 확보를 보아주는 선등자의 뒤를 따라 다녔고 서너군데는 확보자의 도움을 받아야 만 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가장 쉬운 루트이지만 비들길로 인수봉도 선등자의 도움으로 올라서 환희를 맛보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겁도 없이 올랐다. 기술과 실력도 없이 말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첫여름이 흐르는 유월이었다. 날씨가 흐릿하더니 갑자기 비가 쏜아지는 것이다. 그 비를 맞으며 오른 염초봉길 한구간에서 십겁을 한적이 있었다. 그날 이후로 릿지길을 접었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나도 모르게 산에 대하여 시들함이 생기면서 산을 멀리 했다. 그리고 다시 올해 아름산방에 들어와 본격적인 산길을 걸으면서도 암릉길은 멀리 했다. 물론 신발도 워킹화밖에 없어던 요인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산길을 걸으면서 산맛을 보려면 어느 정도의 릿지등반 기술을 습득하여함을 확연히 깨달았다. 워킹만 하면 맛볼수 없는 것을 바위윗길에서 느끼는 산의 아름다음을 말이다. 산안개대장님의 도봉산냉골 릿지에 공지를 신청하고 부리나케 릿지화부터 구입을 하였다. 발에 약간 끼는 것을 구입해서 그런지 걷는데 발가락이 불편하다. 릿지화는 자기 치수보다 약간 적은 치수를 구입하라는 조언이 있었다. 나도 그것을 느꼈다. 보통 워킹화는 자기치수보다 약간 큰 것을 신는다. 그것이 지속적인 산길을 걷다보면 발이 편안하다. 그러나 바윗길이 나타나 오를때 얖부분이 많이 구부러져 밀리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만남의 장소인 포돌이 광장에 약속시간 보다 10분 늦게 도착하였다. 사전에 대장님께 전철안에서 전화로 양해를 구하였지만 미안한 마음을 금하지 못하였다. 사진에서 본것처럼 산안개 대장님은 호방한 성격의 사나이 카리스마스를 풍긴다. 대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면식이 있는 정다운님, 클릭님, 안장님 하고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몇분의 산우님이 오지 않았지만 우리 일행은 도봉매소를 거쳐 금득사 직전에 있는 화장실에서 잠시 용무를 마치고 콘크리이트 포장길따라 쭉오르다 오른쪽 녹야원 팻말이 보이는 쪽으로 발길을 향했다. 지금부터가 냉골이다. 한여름에도 서늘하다는 계곡이다. 녹야원앞 공터에 이르러 닉소개와 몸풀기 스트레칭을 마치고 대장님께서 두분을 새로이 인사 시킨다. 한분은 남풍님을 따라온 손님 천사님이고, 한분은 준회원이신 백담님이다. 오늘 산행을 마치면 정회원이 되신다고 한다. 알리알리 알라리 알리 무하마드 알리 백담도사님! 걸쭉한 입심으로 소개를 시키는 대장님의 말씀에 일행들은 폭소를 연발한다. 말씀 그대로 허연머리에 얼굴도 좀 원숙미가 들어 보이신다. 그러나 몸매는 가뿐하게 쭉 뻗으셨다. 녹야원을 지나 두곳의 샘을 걸쳐서 첫번째 바위인 코뿔소 바위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릿지교육을 받을 첫번째 교실이다. 대장님이 한 말씀하신다. "이바위는 발잼밍을 하여 오르는 곳인데 인수봉을 등정한 분도 열에 서너명은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발잼밍 기술을 요하는 곳이니 열심히 배우세요!"하고 말이다.
첫번째 선등자로 대장님의 옆지기인 미모의 산비님이 먼저 오른다. 대장님 옆지기라 수월하게 오를줄 알았으나 그리 녹녹하게 오르지를 못하는 것을 보니, 바위는 호락호락하게 오름을 용납하지 않는가 보다. 서너명의 산우들이 오르고 나의 차례가 돌아 왔다. 보기에는 쉽게 오를것 같았으나 실지로 시도해보니 녹녹하지 않다. 첫오름은 대장님의 엉덩이 받침으로 올랐으나 팔뒤굼치는 바위에 스쳐 피를 보았다. 릿지교육을 받으러온 초보가 긴팔도 아닌 짤은팔 옷을 입고 왔으니 당연하다. 그리고 얼띤 나의 동작에 기인한 면도 있다. 이바위를 오르는 요령은 간단하다. 오른쪽발은 클랙우측 아랫부분 조그만한 홀드에 뻗대고 왼손은 크랙안에 있는 잡기도 힘든 홀드를 손톱으로 잡고 우축도 마찬가지이다. 그상태에서 왼발을 발을 뒤트는 발잼밍 상태에서 계속 약0.6m정도 오른후 바위에 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실지로 해보면 발잼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느다. 두번째 시도때는 처음보다 조금은 수월하게 올랐다. 발잼밍을 연습하는 우리 일행들은 인원이 많은 관게로 지체가 되어 조금은 지루한 면도 있었다. 그와중에 멋진 폼으로 옆부분에 돌기되어 있는 밴드를 이용하여 서너번에 훌쩍 바위를 오르는 오십중반의 등산객이 있다. 어찌나 유연한 동작으로 날렵하게 오르는지 나는 감탄하여 박수를 보냈다. 홀연히 나타나 유유히 사라지는 그를 보면서 우리일행은 더욱더 연습에 박찼다.
노란참애님의 학습열은 다른 산우에 비하여 유달리 덧보였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는 하늘도 감동한다는 말이 맞는것 같다. 실력이 일취월장 하였다는 대장님의 말씀이다. 그 와중에 무섭다고 소리쳐대는 신디님도 있다.
연습을 마치고 제2연습장으로 이동하였다. 이곳의 바위는 80도가 넘는 페이스이다. 오르는 부분이 지극히 짧은 구간이지만 바위가 매끄러워 오르기 수월하지 않다. 여기서부터는 하네스를 걸치고 리딩하신 대장님의 확보줄을 비너에 걸치고 올라야 했다. 슬램을 먹었을때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이곳을 오르는 요령은 바위틈에 자란 커다란 소나무 가지를 오른발로 밀면서 탄력으로 오르는 것이다. 밑에서 보니 별거 같지가 아닌데 실제로 해보니 손가락으로 바위를 잡기가 어렵다. 올라서 보니 바위의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일행이 다올라 세번째 연습장으로 이동하였다. 이곳은 레이백을 이용하여 오르는 곳이다. 바위밴드를 레이백으로 잡으며 등은 새우모양을 하고 배낭으로 등뒤 바위를 밀면서 오르는 동작을 취하여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바위가 미끄러워 그리 쉬운 동작을 취하기가 어렵다. 나는 먼저오른 남풍님의 동작을 취하여 올랐다. 오른손은 밴드를 잡으며 왼손은 손바닥부분을 위로 향하고 밀착 시키며 한발한발 오르는 동작이다. 실지로 해보니 수월하게 올랐다. 네번째 연습장은 왼쪽발을 크랙에서 멀리하고 클랙을 레이백으로 잡고 발을 서로 엇바꾸며 올라가는 코스이다. 오름첫 부분이 조금 난이도가 있고 다음부터는 수월하다. 다섯번째는 공룡발자욱 바윗길이다. 이곳은 난이도가 제일로 약하다. 공룡바윗길을 지나 미륵봉 아래서 점심을 풀었다. 자리가 협소하여 세군데로 나누어 점심을 먹었다. 나는 암장님, 반석님,태원님, 노란참애님과 어울려 먹었다. 시원한 막걸리와 먹는 점심은 꿀맛이다. 대장님이 갖고온 구년 숙성된 복분자를 한잔 걸치고 어지러워 어쩔줄 모르는 노란참애님을 보니 예뿐 용모 만큼이나 조신하고 정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점심을 먹고 미륵봉을 오르기 위하여 여섯번째 연습장에 왔다. 이곳의 오름은 레이백과 완발과 오른발을 이용한 발잼밍으로 올라야 한다. 생각보다는 나는 쉽게 올랐다. 침착하게 차분히 주위를 살피니 길이 보이는 것이다. 이구간을 지헤님이 아주 힘들게 올랐다. 이곳을 올라 미륵봉 대슬랩을 올랐다. 조그마한 돌기를 손가락끝을 오므리고 엄지로 받치면서 오르는 것이다. 오를때 두손을 학보하면 한발씩 오르는 것이다. 받침 뒷다리는 쭉펴주어야한다. 이곳을 오르는데 처음엔 힘들어 하던 신디님의 엉성한 폼에 대장님이 "뒷다리 펴"하고 소리치니까 자동으로 뒷다리가 펴지면서 쏜쌀같이 슬랩을 오르는 것이다. 자세의 중요성을 알았다. 이곳을 오르고 마지막 슬랩을 올라서 오늘의 릿지길은 끝났다. 여기서 부터는 약30분간 개인 연습을 하였다. 옆으로 이동하는 트레버스, 밴드를 이용하여 이동할때 발과 몸의 위치, 슬랩을 오를때 발의 너비. 슬립을 먹었을때는 겁을 먹어 몸을 이르키지 말고,올랐을때 그상태로 슬립을 하면서 한쪽 뒷다리를 세우면 슬립이 먹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에그 신발이 닳아서 아꺼워라" 웃으면서 하시는 말씀에 옆지기를 살피는 산우들의 표정이 이채롭다. 연습이 끝나고 대장님을 뺀 단체사진을 찰영하고 오늘 마지막 까지 수고하신 암장님을 대장님께서 수고의 치하를 드리고, 알리알리 알라리 무하마드 알리 백담도사님의 정회원 등업을 정식으로 축하드렸다.
미륵봉은 도봉산 포대능선에서 동쪽으로 흘러내린 다락원능선에 있는 봉우리로,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이 미륵봉릿지다. 미륵봉릿지 우측능선으로 하산하기 위하여 능선길에 본 도봉의 전경이 나를 사로잡는다.
새도 날기 어려운 자운봉
구름은 하늘을 망망히 떠도는 데
한가닥의 구름자락은
산허리에 휘감겨
햇빛을 받으니
아름다운 구름이
산봉우리가 되어
색도 고운 자운이 되었네.
내
그곳에 올라
한잔 가득쳐서
그대의 붉은잔에 부우리라.
산은 벼랑에 오르지 못하는 법으로 사람을 다스린다고 한다. 산이 사람에게 산의 경이을 알리는 것이다. 산을 오르면서 산과의 대화에 나는 항상 조심스럽게 대한다.
오늘의 산행에서 하신 대장님의 말씀을 내나름 대로 적어 본다.
난이도가 낫다고 자만하지 말라.
등반은 서커스가 아니다.
등반의 기술을 정확히 익혀라.
이생각 저생각에 잠겨 내려오니 녹야원 몾미쳐 계곡이다. 물의 양은 많지 않지만 족욕으로 몸을 플으니 머리속까지 시원하다. 물속에 잠긴 몇몇 여우들의 발을 씻기며, 발마사지로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대장님.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바라보는 산비님. 그것이 대장님의 업이란다.
우리들의 오늘 산행도 흐르는 냉골물처럼 흘러흘러 세월의 뒤안길에 새겨 놓을 것이다. 오늘 릿지길에 도움을 주신 암장님, 그리고 몇가지 기술을 가르쳐 주신 남풍님, 예순을 흘쩍 넘긴 연세에도 날렵하게 릿지를 하시는 자유인님, 두번째 만남인 중급실력의 리애님, 아름다운 새벽비님, 약간의 입심으로 우리를 즐겁해주신 미모의 신디님, 오늘의 우등생 노랑참애님, 어제 잠을 못이루어 힘들다고 하시는 지혜님, 손님으로 오신 천사님, 멋진 사진을 만들려고 애쓰신 정다운님, 먼저 올라 릿지길 사진을 찍어주신 이긍정님, 오늘의 남우 우등생인 키가 흘쩍크신 미남자 신수향님, 멀리 안산에서 오셔서 힘들게 릿지를 배우신 태원님, 두번의 아름산릿지길에서 월등한 실력을 발휘하신 백담님, 그리고 체력이 남아도시는 반석님, 오늘 제일로 손떨림을 하신 클릭님, 뒷풀이 까지 깔금하게 뒷정리를 마감하신 멋진 총무님 산비님, 만나서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끝으로 초급릿지길을 리딩하시면서 세세하게 걸쭉한 유모어를 발휘하면서, 우리를 줄겁게 교수를 하신 산안개대장님께 내마음의 술을 자운봉처럼 큰잔에 가득쳐서 드리오니 술이 많다고 사양하지 마시고 취하도록 드시길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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