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2006年 산행일지

삼각산(행궁지)

一切無 2006. 5. 27. 11:24

일시 : 2006.05.31.맑음

인원 : 솔지, 라일락

         청하님, 강산님, 강산1님, 아침햇살님, 백운대님,은수님,  앙골라님, 멋쟁이님, 사하라님, 동북아님,

         스톤님, 나

코스 :

-불광매표소

-선림봉

-향로봉북서능선

-승가봉

 -무명길

-나한봉

-남장대지능선

-행궁지

-대동문

-소귀천계곡

-소귀천매표소

 

몇일전 이다. 용문산지능선 산자락에 있는 스무평 남직한 주말농장에 갔었다. 산자락에는 찔레꽃이 하얀 그리움을 매달고 활짝 피어 있다. 같은 장미과에 속해 있지만 찔레꽃은 화려한 장미꽃에 비해서, 사람들의 눈길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것만 같아, 안스러운 마음을 금할길이 없었다. 찔레꽃은 산자락이나 시냇가에 임자 없이 비바람을 이겨내며 피어난다. 즉, 한국적 정서가 깃든  소박한 꽃이다. 하얀 찔레꽃에 매달려 나붓한 춤사위로 나를 유혹하는 호접를 보노라니, 나도 모르게 저물어가는 오월의 단상에 젖어 든다. 그때 어디선가 푸드덕푸드덕! 날개짓을 하며, 큰소리로 꿔어엉!꿔어엉! 소리치며 날아 오르는 까투리의 울음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하늘을 바라 보았다.  하얀뭉개구름이 꽃구름배가 되어 유유자작  창공을 이리저리 노닐고 있다

모이고 흩어지면서 한조각의 구름배를 만들며 유영하고 있는 저구름을 바라보니, 우리 인생살이도 모이고 흩어짐이 구름과 같음을 알수 있다. 아름산방의 모임은 산이라는 매개체로 만나고 헤어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 우리들의 산오름의 만남도 차츰 엷어 지면서 시나브로 구름처럼 흩어 질것이다. 세월의 흐름에 나이가 들어감과 또한 망각의 세월도 흐를 것이다. 오월이십일 솔지대장의 삼도사 삼산종주를 마치고, 열흘만에 솔지대장과 산행을 같이 한다. 장미같이 아름다우면서 찔래꽃 같은 소박하며 청아한 솔지내음에 또 한번 취하고자  산행공지에 신청을 하였다.

만남의 장소인 독바위역내 원형의자에 09:50분에 도착하니 삼산종주를 함께한 사하라님의 모습이 보인다. 고생을 같이해서 인지 반가움이 새롭게 느껴진다. 일행이 다모여 불광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조금 올라 공터에서 닉소개와 몸풀기를 마치고 불광사 웃산으로 올라 계곡을 가로질러 사람의 흔적이 드문 오솔길로 치고 오른다. 조금은 가파른 오름길이다. 숨이 가빠진다. 가뿐숨을 내뱉으며 오른 마당바위에서 바라보는 은평구의 전경과 우리동네 뒷산 봉산을 바라보니 새삼 정겨움을 느낀다. 웃산에서 바라보는 족두리봉에는 릿지산행을 하는 등산객들로 정체가 되어 있다.

조금 내려와 마당바위에서 단체사진을 찍고서 선림매표소에서 오른길과 불광사매표소에서 오르는 교차지점에 도착하니, 지난 삼산종주의 기억이 새롬하게 떠오른다. "일체무님! 이길 생각나지요."하면서솔지대장이 묻느다. 솔직히 말해서 그날 제일 평이한 이길이 힘이 들었다. 만감이 교차한다.

향로봉 지능선 오름길을 오르는데 "일체무님! 오늘은 조금 천천히 걸어도 되지요." 하면서 솔지대장께서 넌지시 나에게 묻는다. 나는 "좋지요."선뜻 말하였다. 산행을 하게 되면 빠른걸음을 선호하는 부류가 있고 또한 느긋한 산행을 선호하는 부류가 있다. 솔지의 산행은 빠름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빠름의 산행을 즐기기 위하여 온 산우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대장의 말씀이다.

사모바위에서 한모금의 물을 마시려고 하였으나 쉴만한 공간이 없어서 승가봉에서 쉬기로 하고 내쳐 걷는다. 승가봉 우측 오름바위길은 약간 미끄러운 부분이 있다. 먼저번 민희대장 번개에서 미끄러져  혼쭐난적이 있었다. 오르면서 옆을 바라보니 제법 큰 낭떨어지이다. 그날 하늘의 보살핌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승가봉에서 쉬면서 은수님이 가져온 모찌떡을 맛있게 먹고, 가져온 막걸리로 목을 축이려고 하니 아직까지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서 그냥 무명길로 발길을 돌렸다. 통천문을 지나 깔닥고개에 이르러 무명길로 접어 들었다. 사람의 발길을 통제하는 길을 걷는 우리는 악동인가? 아니면 신선인가? 누구에게 물어 보아야 하는가?

무명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716봉과 의상능선 봉우리들의 조망을 바라보는 맛과 사모바위, 비봉, 관봉, 향로봉의 조망을 감상하는 맛도 멋들어 있다.

나한봉 밑에서 점심보따리를 풀었다. 멋쟁이님의 곰취쌈과 강산님이 주말농장에서 가져온 쌈으로 막걸리를 걸치면서 멋는 먹거리도 산행의 별미이다. 다음 산행 뒷풀이 이야기와 여러 잡담을 나누고 나한봉을 오르고내려 716봉에서 남장대능선길로 접어 들었다.  고향이 예산인 청하님, 나중에 뒷풀이에서 알았지만 나이도 갑장이다. 청하님을 나는 나보다 서너살 연배로 보았는데 그분도 나를 그렇게 본것이다. 나이보다 들어보이는 나의 용모를 어떻게 하면 동안으로 만들수 있을까? 그냥 하늘의 뜻대로 살자. 그것이 현명한 삶이다. 남장대능선은 의상능선상의 716봉에서 북쪽상원봉으로 가지를 친 능선이다.  700미터 높이의 제법 선이 굵은 능선으로 산성계곡을 향해 거의 일정한 높이로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급격히 행궁지 방향의 계곡으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이런 지형적인 특징으로 산성을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게 되고, 이런 이점을 살려 북한산성의 3대 장대중 하나인 남장대가 세워지게 되었다. 남장대는 현재 터만 남아있고, 남장대지에서 바라보면 동장대를 비롯한 산성주능선의 움직임이 잘 관찰된다. 또한 북한산성의 한 축을 이루는 의상능선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능선 역할을 한다.

남장대능선 등산로는 행궁터로 연결된다. 행궁이란 유사시 임금의 거처하는 궁궐로 20세기 초까지 잘 보존(안내판에 사진이 있음) 되었으나 대홍수로 인해 현재는 유실된 상태이다. 행궁터에는 주춧돌과 석벽 등 그 흔적이 일부 남아있고 주위를 잘 보면 여기저기 반듯한 터가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궁의 위치를 살펴보면 어영청, 금위영유영지와 멀지 않고 동장대, 남장대와도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자리에 있어 유사시 긴급연락체계를 감안한 듯 보인다. 남장대능선길에서 행궁지 까지는 내리막 길이다. 깊은 산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사하라님과 등산에서 필요한 지도와 나침반의 중요성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행궁지이다.

행궁지에서 산행의 묘미에 대하여 솔지대장과 산우들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오늘의 산행은 조금 널널한 산행이었다. 대동문을 지나 진달래능선에서 소귀천계곡으로 발길을 향했다.

소귀천계곡코스는 북한산 계곡산행 코스중 비교적 긴 코스에 해당한다. 완만한 계곡이다. 지난번 불이난 자리는 다행이 큰화마를 면해서 인지 숲들이 파랗게 솟아나 있어서 다행이다. 내림길에서 들려오는 홀딱벚어새의 새소리가 나의 귀를 간지려 준다. "홀~딱 벚~어 홀~딱 벚~어 "들리는 새소리처럼 마음과 육신을 홀딱 벚어버리는 산행후의 뒷풀이를 기대하며 허균의 간찰로 대신한다.

“마침 동동주를 빚어서 젖빛처럼 하얀 술이 동이에 넘실대니, 즉시 오셔서 맛보시기 바라오. 바람 잘 드는 마루를 벌써 쓸어놓고 기다리오.”
그리고 함께한 청하님, 강산님, 강산1님, 아침햇살님, 백운대님,은수님,  앙골라님, 멋쟁이님, 사하라님, 동북아님, 스톤님, 총무를 보면서 힘든 산행을 하신 라일락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끝으로 오늘의 산행을 멋지게 리딩하신 아름다운 장미. 솔지! 다시 한번 그대의 잔에 아름술을 부어 건배를 제의하며, 줄거운 산행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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