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6. 07. 10. 월요일. 비
인원 : 황봉선. 윤달연.박용권. 나.
코스 :
-효자슈퍼
-깔닥오름재
-원효암
-원효봉
-북문
-약수터길
-효자슈퍼
태풍 에위니아가 한반도 남쪽에 상륙했다. 아들을 학교까지 바래다 주고 집에 오니 여덟시 십분이다. 이 시간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산행을 한다고 어제 퇴근하면서 박교수와 약조를 하였다. 서둘러 만남의 장소 불광역에 도착하니 일행들은 벌써와 있다. 효자파출소앞에서 내려 효자슈퍼 좌측길 살구나무집에 도착하니 살구들이 담장밖과 안에 지천으로 널려있다. 몇 개를 주워서 입에 물고 산을 오르는데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진다. 생각보다 태풍의 전주곡이 이르게 시작된다. 후드득후득득 떨어지는 빗소리와 거센 바람에 흔들리는 숲들의 노래 소리가 하모니를 이룬다. 빗방울을 맞으며 들머리 실계곡에 이르르니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게 우리를 맞이한다. 물소리는 빗소리, 풀과 나무숲들의 울음소리와 또한 하모니를 이룬다. 조금오르니 가느다란 사거리 샛길이다.오른쪽으로 오르니가파른 깔닥길이다. 언제나 초입의 오름길은 힘이 든다. 나는 이틀전 산길을 다녀와서인지 별로 힘듬이 없었다. 우리의 대장 황봉선씨는 연세가 많아서인지 매우 힘들어 하신다. 깔닥고개를 오르니 원효암 직전 성벽이다. 은평뉴타운1블럭 공사가 한참 진행중이다. 이곳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고 원효암을 가로질러 릿지길로 들어 섰다. 원효암을 지나며 불경을 독송하는 주지스님을 잠시 스치며 상념에 잠긴다. 나도 모든것을 버리고 저리 살 수가 있을까? 철저히 나를 버리는 삶.
원효암 직전 성벽쉼터에서 바라본 은평뉴타운 1차 공사장의 전경
홈통바위 오르기 직전 릿지길에서 바라본 의상봉
원효암을 가로질러 조그마한 릿지길을 올라 홈통바위 릿지길로 들어섰다. 초입에서 마지막 2m까지는 순조로운데 ,마지막 2m 부분이 올라가기가 녹녹하지 않다. 왼쪽 발디딤 착지부근이 너무 올라가도 안되고 내려가도 안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오른쪽 손디딤 하는곳이 미끄러워 쉽사리 오른 발로 오르기가 어럽다. 지그재그로 올라야 하는데 잘못하여 슬립을 먹으면 낭떨어지로 떨어질 판이다. 박교수의 도움으로 확보줄을 걸치고 오르니 한결 수월하게 오를수 있다. 생명에 대한 공포감에 몸이 말을 안듣는가 보다. 나머지 두분도 확보줄을 걸치고 올랐다.
홈통바위를 다올라와서 윤선생이 폼을 잡는다. 바위가 미끄러워 홈통바위 오름은 찍지를 못했다
.
태풍이 불어서인지 사람들이 없다. 원효봉 정상에서 달콤하게 낮잠을 자는 모습이 삶을 초월한 가위를 닮았다.
원효봉에서 백운대, 염초봉,만경대, 의상능선을 배경으로
원효봉에 오르니 빗줄기가 제법 굵어지기 시작한다. 우리 일행은 염초릿지길을 접고 북문을 걸쳐 서쪽능선에 있는 약수터길로 하산을 하였다. 내려오는 길은 삼각산 다른 길보다 사람의 흔적이 적은 오솔길이다. 조그마한 폭포 부근에는 산성 개보수 축성을 하기 위하여 채석한 부분이 더러 있어서 보기가 흉하다. 삼각산의 훼손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길이 마음에 든다. 인적의 흔적이 드문 길을 사랑하는 연인과 밀어를 나눌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낭만이 깃드는 낭만길로 나는 오늘 명명한다. 빗줄기는 내리는데 여자두분과 남자 한분이 산을 오르고 있다. 이길을 걷는것을 보면 이곳을 많이 오른 분들 같다. 우리는 안전산행을 부탁하고 내려 왔다.한참 내려오다 보니 조그마한 계곡이다. 많이 보던 장소이다. 가만히 보니 산오름 들머리가 아니가? 그러고 보니 오늘의 산행은 원점회귀 산행이다.효자슈퍼앞에서 버스를 타고 일행들이 즐겨 이용하는 연신내 연서시장 순대집으로 향했다. 순대집에는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주인이 없다. 옆가게에 있는 할머니가 전화를 걸어 주인아주머니가 오는 동안 배낭속의 막걸리를 시원하게 마시며,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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