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0. 04. 11. 일요일. 흐림(강풍)
그러고보니 철규도 의젓한 대한의 사나이가 되었구나. 너희들의 수고가 있기에 우리들이 편안하게 삶을 누리고 있구나. 고마움을 전한다. 철규야!
겨우내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고 우리집 앵두꽃이 화사하게 피웠다. 인동의 세월을 이겨내고 피는 꽃. 꽃은 그래서 아름답다. 또한 너를 보러가는 오늘 오후에는 우리집 살구꽃은 활짝 열리면서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 줄 것이다. 아마 네가 2년간 몸 담을 군대 생활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니 그 생활을 무의미하게 보내지 말고, 너 다운 너를 만들기 바란다.
그러고보니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되어 처음으로 가는 면회로구나! 자나깨나 네 생각에 몰두하고 있는 엄마는 너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먹이려고, 설잠을 이루며 꼭두새벽부터 음식을 만들었다. 어때 오늘 먹은 음식이 맛이 있었지. 다 그것이 엄마가 너를 향한 지극한 정성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란다.
철규야! 다음에 첫 휴가를 나오면 "긴긴 세월 한결같이 저를 위하여 살아오신 어머님! 고맙습니다"라는 감사의 말을 엄마에게 꼭 올려라. 그래야 네 에미도 흥이 나지 않겠니? 다 그것이 세상사란다.
2010. 4. 8. 목요일. 14:20분 우리집 앵두꽃
2010. 4. 9. 금요일. 17:10 우리집 살구꽃
2010. 4. 11. 일요일. 국군대구병원 면회실에서
2010. 4. 11. 일요일. 국군대구병원 야외면회실에서
철규야! 하룻밤 꿈 하나로 어찌 하늘에 이를 수가 있으리. 하시라도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지 말고, 촌음을 아껴 너다운 너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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