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6.05.05(금요일).흐림
인원 : 아들과
코스 :
-선림약수터(11:30)
-삼화사 옆길
-민등봉
-향로북서능선(점심)
-사모바위
-응봉능선
-진관사(15:30)
-진관사매표소
오월은 푸르구나. 푸른 하늘을 보면서 오랜만에 아들과 삼각산에 올랐다. 작년 오월이십구일에 의상능선을 타고 일년만이다. 작년에는 고등학교 시험준비 때문에 나들이를 못했고, 이제는 학교 수업때문에 가족나들이가 어렵다. 어려서는 산에도, 들에도 자주 같이 나들이를 하였지만 학교공부와 입시준비 때문에 당분간 가족 전체 나들이는 어렵다.
다행히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으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어서 고마을 뿐이다. 딸내미는 고등학교 이학년이고, 아들은 고등하교 일학년이다. 저마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적성의 대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들어가 열심히 노력하여 인류와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 첫번째 중간고사를 마치고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겹친 휴일이라 기숙사에서 집으로 온 철규에게 오늘 산행을 같이 하자고 하니까? 흔쾌히 승낙을 한다.
밤늦게 까지 학교숙제를 마치고 잠에 취하여 있는 녀석을 깨워 아침식사를 마치고 독바위역에서 내려 기자촌매표소를 향했다.
중간에 등산용품점을 파는곳에 들러 철규 등산화를 구입하였다. 킬리만자로 반릿지화인데 가격이 39,000원이다. 좀더 좋은 제품을 문의 하였으나 저가품만 취급을 한다. 이번에 학교에서 한라산으로 3박4일 탐사여행을 가서 이왕 사 주는 등산화를 좋은 것으로 사주려고 하였는데 미안하다. 실은 아들이 별로 신을 기회가 없어서 내가 릿지코스를 다닐때 이용하려고 좋은 제품을 원하였던 것이다.
선림사 고시원에 도달하니 기자촌매표소 가는 길이 맞는지 정확히 몰라서 기다리다, 등산복차림의 아주머니 세 분이 오셔서 길을 물어 보는데 기자촌매표소 오름길보다 더 좋은 코스가 있다고 하시며 자기들을 따라 오라고 한다. 일종의 개구멍인 셈이다.
입장료도 입장료이지만 새로운 길을 찾아 그들을 따라 나섰다. 말을 붙이는 아주머니들의 인상이 살갑다. 기자촌매표소에서 아랫길로 내려가 의아하게 생각했으나 내리막 잿길에서 철조망을 따라 산길로 올라가는 코스이다. 내리막길로 내려서는 순간 호젓한 산골의 정취가 확 풍긴다. 여기서 올라가는 코스에서 아주머니들은 커피를 마시고 간다고 해서, 헤어져 아들과 산길을 오르는 오솔길로 올라가니 부부가 산을 오르고 있다.
조금가파른 길이라 숨이 찬다. 철규를 바라보니 예전에 산길을 걷던 모습이 아니다. 피로에 지친 모습이다. 언덕에 오르니 등산객들이 많이 쉬고 있다. 능선 오름길을 향해 왼편으로 응봉능선, 의상능선, 백운대와 만경대의 자태가 한 폭의 동양화이다.
아름다운 산의 비경을 보고 시비를 붙이는 사람들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아름다운 것은 좋은 것이다. 철규야! 너와 나는 전생에 얼마나 인연이 깊었으면 부모자식으로 현생에서 만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