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2010년(庚寅年)

아들에게

一切無 2010. 1. 1. 11:22

경인년의 붉은 해가 솟아 올랐다.

어찌 해오름이 어제, 오늘의 일인가? 해야 뜨건 말건 세월은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다. 혹독한 추위에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수고하는 너의 모습이 눈에 삼삼히 아른거려, 아비의 마음도 편치 않다.

배변은 제대로 하는지.  밥은 소화를 시키며, 맛있게 정량을 먹는지. 천하의 꾸물쟁이 녀석, 동작이 굼떠서 얼차려는 받지 않는지. 동기들과는 아무 탈 없이 지내고 있는지... 철규야! 지금은 무척이나 힘들고 괴롭겠지만, 세월이 지나면 그것은 너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조금 전에 홍매화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는데, 너의 서신을 받았나 보다. 전화를 하니 코맹맹이 소리가 들린다. 대체 무슨 사연을 담았기에, 퇴근 후에 집에나 가야 알 수가 있으니... 마음에 여백으로 남겨두고 너에게 안부를 묻는다. 잘 지내고 있지. 

아들! 강해야 한다. 강해야 살아 남으니까?  훈련중 힘에 버거울때는, 지난 일상에서 있었던  웃기는 장면을 떠올려 힘껏 웃어라. 그러면 기운이 솟구칠 것이다. 너도 알다시피 웃음은 모든 것의 명약이니까? 

저 아름다운 홍매화도 혹독한 추위를 이겨야만, 아름다운 꽃을 피우겠지. 홍매화님의 아드님 안 그러신가?철규야! 건강에 유의하며,  잘 있거라.

 

                          

 

                                                                           2010.01.01.금요일에

                                                                                       너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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