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네가 초등학교 4학년 크리스마스이니까, 벌써 9년이라는 세월의 강물이 흘렀구나. 그때 영하 25도의 강풍에서 아빠, 엄마, 누나와 새벽에 태백산을 올랐던 기억을 그대는 아시는지. 그날 얼마나 추위에 고생을 하였으면, 커서 군대를 가지 않겠다고 울먹이던 꼬맹이가 지금 훈련소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으니, 아빠는 네가 무척이나 대견스럽다.
아들! 그간에 안부를 전하지 못하여 미안하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더니 몸 건강히 잘 지내고 있겠지. 이곳은 무사히 지내고 있다.
이제는 몸과 마음이 훈련소 생활에 적응이 되었겠지. 하필이면 네가 훈련을 받는 기간 내내 이리도 혹독하게 추운지. 네가 예전에 잘못을 많이 하여서 그런가? 아무리 골똘히 생각해도 그렇지는 않은데, 아마 하늘이 너에게 큰 사람이 되라고 요술을 부리고 있나 보다. 아들! 주어진 여건과 환경을 탓하지 말고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여,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지혜를 갖기를 아빠는 바란다.
아들! 출근시간이 촉박하여 이만 줄인다. 그리고 시간이 있으면 “저 잘 있어요.” 안부 다섯 자를 부탁하며, 건강에 유의하라.
2010. 01. 14. 목요일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