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0. 8. 12. 목요일. 흐림
여행은 이웃집 담장 넘어 흐뭇하고 아름다운 사연을 듣고 보는 것이다. 그것을 즐기고자 식구들과 지리산 백무동으로 길을 떠난다. 모처럼 떠나는 길이 피서가는 차량으로 오산을 지날때 까지 거북이 걸음이다. 그것도 일상의 탈출이라는 생각을 하니 그리 짜증이 묻어나지 않는다. 그렇다 모든 것은 마음의 작용이다.
↘ 지안재 고갯마루
오도재 가기전에 함양읍 구룡리에서 휴천면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지안재이다. 굽이굽이 돌아 오르고 내리는
지안재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포함되어 있다.
↘해발 773m에 위치한지리산제일문이 있는 오도재 고갯마루
옛날 내륙지방 사람들이 남쪽해안 사람들과의 물물교환을 위하여 지리산 장터목으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했던
고개가 오도재이다. 함양 마천 엄천사 도솔암에서 수도하던 청매 인오조사(1548∼1623)가 이 고개를 오르내리며
득도한 터라 ‘오도재’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천고에 푸른 산이 굽이굽이 한결 같구나. 읊은 신숙주의 두류산을 바라보며 표지석에서
지리산
산아래에서는 꽃이피는데
산위에는 눈이 있네
산을 내려오면 홑옷입고
산을 오르면 갖옷입네
한 산에서 일어나는
원기가 아래위가 같지 않으니
하루에도 사계절의 놀이를
여기에서 누리겠노라
백무동 가기전에 마천에 들러 마천식육점에서 흑돼지 고기를 구입
.
집을 떠난 지 7시간 40분 만에 백무동 야영장에 도착
매표소 바로 우측 야영장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매표소 손수레로 좌측 장터목 가는 길 옆 야영장에 짐을 부리고, 공영주 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올라와 우리의 보금자리를 꾸렸다. 아래에 있는 야영장은 꽉 들어차 있는데. 위쪽은 자리가 많이 비어 있다. 생각해 보니 어제 지나간 태풍 뎬무의 혜택을 톡톡히 보았다.
주차요금 : 5,000원(체류 시)
입장료 : 어른 2,000원(하루 야영 시)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니까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무창포해수욕장에서 텐트를 치고 처음으로 펼쳤는데 아직 쓸만하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어준 물건에 고마움을 전한다.백무동 야영장에서 홀로 야영을 하시는 두 동의 텐트를
빼고는 우리 텐트는 볼품이 없다.
일시 : 2010.8. 13. 금요일. 비
툭 툭 투두둑 투두둑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을 깼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30분이다.
타프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쿠르릉 쿠르릉 세차게 흐르는 계곡 물소리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8시가 넘어 비가 조금 잔잔해질 때 밥을 하려고 텐트 입구에 타프를 더 들렀다. 그런데 타프가 의외로 작다.
지금 생각하니 비비색을 갖고 산행을 하였을 때 타프가 너무 큰 것 같아서 반쪽으로 자른 것이 후회가 된다.
모든 물건이 만들어 질때는 다 거기에 맞는 용도가 있는 것이다.
비가 내려 먹거리가 없어서 인지 먹이를 먹으러 나온 까투리. 밥알을 던져 주는데 살금살금 와서 먹고 간다.
백무동의 꿩도 자연의 환경에 적응을 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다.
장터목을 오르기 전 야영장 이정목에서
오전 11시가 되니 비가 멎기 시작한다. 12시 05분, 한사코 산행을 하지 않으려는 딸내미를 달래서
하동바위 능선으로 장터목을 오름.
하동바위 아래 계곡에서 첫 휴식을 취하며
ㅎㅎ 장터목을 올라 한신계곡으로 내려오며 지리의 계곡 풍경을 담으려 했는데, 이 사진이 지리산 계곡을 담은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이 되어 버렸다.
하동바위를 지나
돌탑에 염원을
참샘에 도착하여 식수도 보충하고
참샘에서 소지봉까지 된비알을 올라 시원한 캔맥주로 갈증도 풀고
딸내미는 그로기 상태로 계단을 오르고 있다. 딸내미 힘드시지.
산행 내내 엄마가 놀려대도 힘이 드니까 대꾸도 못하는 딸내미는 오리궁둥이 대장님 ㅋㅋ
엄청난 내공의 발자국 누구일까?
하동바위 코스 최고의 조망지 전망대바위에서(딸내미 기운 차리시게)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장터목대피소
그것도 잠시 연화봉에서 들이치는 운무에 그만 시야에서 사라진다.
거북바위에서 폼도 잡고
(홍매화! 혼자 힘이 펄펄 나는 데, 그것은 산을 오르며 딸내미를 계속 놀려 먹어서 그런가 보다)
장터목산장 바로 직전 꽃을 바라보는 폼이 영^^^
장터목대피소에서 제석봉을 등지고
딸내미 기분이 어때! 오늘 비만 안왔으면 딸내미는 정말로 반은 초주검이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천왕봉을
다녀와서 한신계곡으로 내려 가려고 애당초 마음을 먹었으니까?
비내림의 덕을 보았네. 딸내미!
장터목대피소에서 꿀맛 같은 라면과 밥을 먹고, 날씨가 좋지 않아서 다시 오던 길로 내려 가기전에
원래는 한신계곡으로 내려 가려고 먹거리를 많이 짊어지고 왔는데, 서둘러 하동바위길로 내려가도 밤 8시가
될 것이다.
꽃산수국(꽃잎이 세개 짜리도 있고, 사진에는 찍지를 않았지만 네개 짜리도 있다)
딸내미는 올라갈 때는 오리궁둥이라 힘들었는데, 내려올 때는 아예 더듬이
하동바위를 내려오면서부터 간간이 내리는 빗방울을 맞으며 우르렁 쾅 우르렁 쾅 ~ 울어대는 천둥소리,
하늘을 가르는 번개, 현란하게 춤을 추는 반딧불이를 보면서 잔뜩 식겁하고 내려온 그 길을 잊을 수가 없네.
그러고 보니 오늘 나는 당신께 큰 절을 올려야겠소. 왜냐하면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에 딸내미를 나 대신 챙겨 주어서.
야영장에 내려오니 밤 8시 17분이다. 텐트에서 씻거리을 가지고 계곡으로 올라가 칠흑 같은 어둠에 비를 맞으며
천둥소리와 나를 삼킬 듯이 흐르는 물소리, 섬뜩한 번개를 바라보며 식구들이 목욕을 한 것도.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2010. 8. 13. 토요일. 흐림
밤새 내리는 비는 새벽 4시 50분이 되니 멎는다. 아침 8시에 아들과 경산 하양에서 만나기로 하여서 새벽 5시에 일어나 야영장에서 철수를 하여야 되는 데, 그저 하늘의 보살핌에 고마움을 드린다.
짐정리를 마치고 여섯시에 경산 하양에 있는 아들의 근무지를 향해 야영장을 떠났다. 부대정문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부대 입구까지 걸어나와 우리를 기다리던 아들과 만나 하양 완산골 명가에서 토속 감자탕으로 아침을 먹고, 구룡포로 출발
구룡포 해안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잠시 망중한을 즐기고 호미곶으로 이동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 있는 전국 최대의 가마솥
상생의 손(왼쪽 : 육지)
꽃마차
상생의 손(오른쪽 : 바다)
등대박물관 아래 해안가 포장마차에서 본 고래이빨
호미곶 등대
새천년 기념관에서
호미곶은 우리나라 한반도를 호랑이로 보고 호랑이 꼬리가 있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동쪽 땅끝에 해당하는 곳(남한에서)이 호미곶이고 가장 먼저 해가 뜬다. 호미곶에 도착을 하니 구룡포와 달리 날씨가 후덥지근하다. 바람도 열풍이라 한걸음 옮길적 마다 짜증이 묻어난다. 날씨가 더워 해안에 많이 머무르지 않고 새천년기념관으로 들어가 잠시 더위를 피하였다. 정말 우습다. 더위를 피하려 바닷가를 왔는데, 그 더위를 피하려 사람이 만든 구조물로 들어가다니...
먹을 곳도 마땅치가 않아서 점심을 먹으러 구룡포로 이동하여, 구룡포 울산 횟집에서 항구를 바라보며 대게와 물회를 맛 보았다.
아침을 먹고서 경산에서 포항으로 올때 현수막을 본 2010년 7월 31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3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양동마을 보러. 그러나 제대로 보지 못하고 하양으로 갔다.
경주 양동마을 전경
경상북도 경주시 외곽에 있는 유서 깊은 양반 마을이다. 조선시대 양반마을의 전형으로 1984년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되었고,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국 최대 규모의 대표적 조선시대 동성취락으로, 수많은 조선시대의 상류주택을 포함한 양반가옥과 초가 160호가 집중되어 있다.
마을은 약 520년 전 형성되었다 하는데 현재 월성손씨 40여 가구, 여강이씨 70여 가구가 마을을 계승하고 있다.
관가정 아래에 있는 은행나무
좌측에 양동초등학교, 가운데 ㅁ자 기와집 형태의 양동교회와 우측으로 형산강이 흐르고 있다
관가정쪽에서 바라본 두곡고택 방면
양동마을의 정자중 규모가 제일 큰 심수정
양동마을에 도착하니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을을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로 길은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마을입구 임시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긴 행렬로 이어진 사람들을 따라 마을 입구에 도착을 하여 마을 풍경을 담으려고 하니
배터리가 소진이 되어 작동이 안 된다.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러 차로 갈까 망설이다, 후덥지근 날씨로 인하여 가게에서 구입하고 마을을 관람하려고 가려는데, 먼저 일부를 관람한 아이들과 아내가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다고 하여, 아이스크림을 가져오는 줄 알고 혼자 마을의 일부를 살펴보고 있는데, 식구들의 모습은 아예 나의 시야에서 보이 지를 않는다. 통신 수단인 핸드폰을 차에다 두고와 서 연락도 할 수 없고... 마을 관람을 포기를 하고 식구들을 찾으러 다니다가 끝내 주차장에 오니 차속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날씨가 너무 후덥지근하여 양동마을 관람을 포기하고 하양으로 이동
군 입대하여 첫 외출을 나온 아들! 오늘의 일정은 어떠하였는지요. 삶이란 늘 그런 것이 아닌가요. 헤어지면 보고 싶고, 만나보면 생각보다 시들하니.
하양에서 저녁을 먹으며 어미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처음으로 청하는 아들을 보니, 목이 멘다.
엄마가 한 잔
누이가 한 잔
아빠가 한 잔
말없이
아들은 우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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