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6. 07.19. 수요일.흐린후 갬. 인원 : 해송.양지 용마.이스턴.효원.중앙공원. 볼켄.타리.홍길동.종대각시.아장.따스.라벤다.기안나. 도전자.생방송.한살림.옥룡.은수.나
코스 : -효자비 -밤골능선 -숨은벽 능선길 -냉골 -여우굴 -백운대 -노적봉 -용암문 -도선사 -109번 종점
세상은 요지경이다. 태풍 웨이니아가 물러가더니 요사이 줄기차게 내린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서 집이 매몰되어, 생각지도 않은 사랑하는 피붙이를 하늘나라로 보낸 어느 촌부의 모습. 발을 동동 그리며 털석 주저앉아 땅을 치며 대성통곡으로 떠난이를 목매여 부른다 .불러도 불러도 대답이 없는 그 사람. 보내는 사람의 눈물을 보니, 나도 모르게 손이 눈가로 간다. 예기치 않은 수마로 나라가 온통 난리법석이다. 그러나 한 켠에서는 노래와 가무로 흥겹게 여흥을 즐기는 부류가 있고, 쏟아지는 장댓비를 읍실 나게 맞으며 전봇대를 껴안고 네 사랑 내 사랑을 읊조리는 취중의 사람도 있다. 더욱더 가관인것은 폭우의 피해를 위로하여야 할 높으신 분이 술에 취하여 룸사롱에서 폭탄주를 마셔대며 웃음을 파는 여인들과 농탕질을 해대는 것이다. 모두가 빗속에 부는 장댓비 바람에 미쳤나보다. 비바람에 지나는 여인의 치마가 날리든,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에 망연자실한 사람들이 있건 말건, 하늘의 법칙에 의하면 우리네 삶에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밝음과 어둠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요새처럼 장댓비가 계속 쏟아지면 산사람들은 산오름에 더욱더 달뜨게 마련이다. 어쩔할거나! 나도 점점 그 부류의 족속이 되어가고 있음에 숙연해 진다. 일기예보에 오늘도 비가 내린다고 한다. 산에 간다고 하니까. "어쩜!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아내의 말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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