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9. 12. 21. 월요일. 맑음
인원 : 일체무, 내사랑. 내장미, 내아들
코스 :
-논산 육군훈련소 입소대대
-은진면 관촉사
그러고보니 기축년도 열흘밖에 남지를 않았구나. 너를 논산훈련소에 바래다주고 직장에 출근하여 밤하늘을 바라 보니, 낮의 보임이 어두움으로 인하여 사물이 보이지를 않는다. 어둠이 요술을 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의 세계를 만들고 있다. 너도 지금 밤하늘을 보고 있겠지. 지금부터 공의 세계에 새로운 너를 만들어라! 그러면 내일의 태양이 새로운 너의 모습을 비출 것이다.
오늘 입소하는 너의 동기들을 보니 한결같이 허우대가 튼실한데, 심약하고 왜소한 너를 보니 아비의 마음은 안쓰럽기 그지 없다. 그 몸으로 삭풍을 에는 눈바람의 엄동설한 훈련을 버티어 낼 수가 있을런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아비라. 내일의 해는 오늘의 해가 아니거늘, 미리 억측을 하여서 그러는 것 같구나!
싸늘한 밤하늘을 빛추는 초승달. 그 달을 바라보니 어린 시절의 네 모습이 삼삼히 눈에 아른거려, 가슴이 울컥하며 뜨거운 눈물이 핑 돈다. 남이 볼세라 얼른 손등으로 눈물을 흠치는데, 그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갑자기 귀가 가려워 귀를 후비는데, 배속 깊숙이 "아빠! 나, 대한의 사나이"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 아아! 어찌 나만 몰랐을까? 홍매화님의 아드님이 "사나이"라는 것을, 미안해요. 홍매화님!
천안논산고속도로 연무IC를 빠져나와 연무대 가는 길목에 있는 삼정가든에서 불낙으로 점심.
육군훈련소 입소대대
육군훈련소를 빠져 나와 집으로 가다가, 관촉사 은진미륵불을 뵈러 갔다. 어려서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 저녁에 출근 관계로 제대로 관촉사 경내 음미를 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묻어난다.
관촉사(灌燭寺)는 충청남도 논산시(論山市) 은진면(恩津面) 반야산(般若山)에 있는 절이다.
반야산 은진미륵불
황산벌 바라보며
천년 세월을 살아 오셨네.
석등과 칠성각
탑돌이
어미는 은진미륵불에게 빌었을 것이다. 아들! 아들! 몸성히 무사히 훈련을 마쳐 달라고...
해탈문
관촉사 일주문
관음사 주차장의 고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