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설악산

회상(설악산 산행 - 4)

一切無 2024. 9. 6. 23:28

일시 : 2006. 11. 4. 토요일 - 5. 일요일

인원 :  대장 : 풍운

         행자, 돌팔매, 석불산, 칠갑산, 베짱이, 동글이, 김산, 니오베, 그자리에, 쑤꿀, 산과들,

         산여울, 준이, 쉬크석, 바람의향,운수대통, 사벳, 우산, 김치찌개, 암장, 거울, 동목,

         구름나무, 새내기, 새내기 2
코스 : 

4일 : - 한계령 휴게소 매표소

       - 1307봉

       - 서북능선 삼거리

       - 1397봉

       - 너덜지대

       - 1474봉 

       - 끝청 

       - 소청(희운각대피소 회원들 잠자리 마련을 위하여 대청은 오르지 못함)

       - 희운각대피소


5일 : - 희운각 대피소

       - 가야동 계곡 갈림길

       - 무너미 고개(비바람으로 공룡능선 포기)

       - 천불동 계곡

       - 천당폭포

       - 양폭대피소 

       - 비선대 

       - 설악동 매표소 

 

 

 

 

 

 

 

 

 

설악을 누가 훔쳤을까? 훔친 사과가 맛이 있다더니. 우리나라 최고의 비경인 설악을 과연 나는 내 마음에 훔쳐 담을 수가 있을까. 굽이굽이 맴돌아 우리를 태운 애마는 한계령에 우리를 뿌려놓고 자신의 길을 떠난다. 한계령에 내리니 바람이 차갑다. 아띠산악회 제34차 백두대간팀 설악산 구간(서북능선, 대청봉, 공룡능선)에 합류하여 설악을 걸었다.

 

1. 사당역 1번 출구밖 (6시 50분 도착하여 7시 30분 출발)

2. 이천휴게소(8시 40분, 바람의향님이 준비한 과메기 안주로 소주를 마시며 우산님이 정성껏 준비한 닭죽으로 아침)

3. 한계령휴게소(12시 정각출발 → 108 계단 한계령매표소)

 

 

 

 

 

 

 

 

 

 

 니오베대장을 따라 선두에서 산길을 걸었다. 5년 전에 왔을 때는 힘에 겨워 힘든 산길을 걸었는데 올 들어와 산행을 많이 해서인지 힘이 전혀 들지가 않는다. 특히 대간길은 천천히 걸어서 그런 것 같다.

서북능선 삼거리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서북능선에서 바라보는 용아능선과 공룡의 모습이 흐린 날씨로 희끗희끗 보인다. 설악의 비경이다. 용이 살아 꿈틀대는 것 같다.

 

 

 

 

 

 니오베 선두대장님을 필두로 길을 재촉하는데 조금 가다가 선두대장께서 물먹은 바위에 다리를 채였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니오베님을 후미에 남겨놓고 내가 선두대장을 맡아서 운수대통 형님, 그자리에님, 쉬크석님 이렇게 단출히 선두에서 희운각대피소를 향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서 우리의 잠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넷이서 산길을 걸으니 오붓하고 정감 어린 대화를 서로 공유하면서 나누니 더욱 살갑다.

중청에 이르러니 대청봉은 구름에 서서히 가려져 가고 있다.

몇 번의 설악산 산행에서 대청봉을 오르지 못한 적이 있다. 오늘도 우리 일행의 숙박을 위하여 대청봉은 오르지 못하고 소청길로 해서 희운각대피소로 가기로 정했다. 대청봉에서 희운각대피소로 직접 내려가는 죽움의 길이 지난 폭우로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소청에서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은 잘 닦여져 있다. 이번 폭우로 길을 새로 단장을 하였나 보다. 내려오면서 보는 공룡의 멋진 비경에 연신 감탄을 하였다.

희운각대피소로 내려와 잠자리를 예약하고 우리는 삼겹살구이용을 프라이팬이 없어서 김치찌개를 끓여서 후발대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소주를 기울였다. 날은 어느덧 칠흑이 되어 앞이 안 보인다. 간간이 보이는 헤드랜턴불빛과 몰아치는 바람에 휘영청 밝은 달이 먹장구름에 가렸다 보였다 반복을 한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는데도 우리 일행의 모습이 안 보인다. 죽음의 계곡 능선으로 여러 개의 불빛이 보인다. 드디어 우리의 일행이 나타난 것이다. 이 길은 휴식년제에 묶여 있는 폐쇄길이다.

희운각대피소 종사원들과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 우리가 모르고 내려온 것이니 무조건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니오베대장을 헬리곱터로 수송시킨 마지막 후미 칠갑산님이 오므로 오늘의 산행은 끝났다.

      

 

 

 

↘ 희운각대피소에서 천불동 계곡으로 출발 전 단체사진

 

 

 

 

 

새벽에 일어나니 광풍이 몰아치고 비가 즐기차게 내린다. 우리는 대책회의를 하고 비가 계속 내리면 공룡능선길이 미끄러우니 천불동으로 7시 30분에 하산 하기로 하였다. 비는 간간히 뿌리고 있다. 우리는 약속대로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을 하는데 아뿔싸 비는 멈추고 하늘은 청명하게도 파아란색을 보이며 개이고 있지 않은가.

물은 엎질러졌고, 우리의 발길도 천당폭포를 항하여 걷고 있다. 어찌할거나 이리도 청명한 날씨에 꿈에 그리던 공룡을 타지 못하고 천불동으로 내려가는 나의 심정을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일의 아름다운 계곡인 천불동 계곡을 걸으니 나의 마음도 천하의 절경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에 물드니 바로 이것이 명산을 찾는 맛인가 보다. 비선대 휴게소에서 오늘의 대간팀이 다 모여 조가비 막걸리로 오늘의 산행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설악에 취한다.

 

 

 

 

 

 

 

 

 

컴퓨터 고장으로 내가 찍은 사진은 모두가 날아가 버려 몇 장의 사진으로 그날의 추억을 반추해 본다.

아들내미 미국 수학여행에 빌려주지도 않고 갖고 와 담은 사진인데(실은 공룡능선 비경을 담으려는 욕심으로

아들한테 넘겨주지 않은 소욕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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