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459

서둔동 시절(1991년) - 1

철규와 혜민, 나이는 햇수만 다르지 날로 따지면 360일 차이가 난다. 혜민이와는 달리 철규는 병원에 입원부터 퇴실까지 함께 하였다. 혜민이는 전근하여 받는 교습 중이라 출산휴가를 얻지 못하였다. 그 시절은 권위주의 시절이라 언감생시 따지지도 못하였다. 철규가 태아나는 시간에 순둥이 누나가 얼마나 울어 대는지, 아마 자기의 사랑을 동생에게 가는 서러움을 본능적으로 느꼈나 보다.    철규양력 1990. 12. 12. 수요일. 16 : 25(경기도청 아래 고려병원)음력 1990. 10. 26. 수요일. 庚午年   ↘ 누나 첫돌에   ↘ 1991. 1. 2. 수요일 (삼신할머니 상 차리기)   삼칠일.  아기가 태어나 3번에 7일이 지나는 걸 의미.    삼칠일 동안은 집에 외부인이 들어와선 안된다고 했는데..

신축년 해넘이

일시 : 2021. 12. 31. 금요일. 맑음(한파 최저 -11ºC, 최고 -4ºC) 그동안 몸 담았던 곳은 오늘까지 근무하여야 하는데, 직장 동료의 도움으로 어제로 일을 끝냈다. 비록 계약직이지만 새로운 곳으로 가려고 퇴사를 한 것이다. 딸내미 재택근무 중 공문 서명날인으로 외출을 달고 삼각지에 있는 직장을 가는 김에 아들과 집을 나섰다. 맛집이 있는 삼각지 부근에서 먹을 점심 생각하며 나섰는데, 각자의 취향이 달라 옛집 국수에서 온국수와 김밥으로 요기. 점심먹고 전쟁기념관을 둘르고, 해방촌, 남산도서관,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을 걸어갔다. 그곳 위 전망대에서 세밑 한파 추위를 견디며 본 63 빌딩, 서울 서녘 도심과 파크원(더현대 서울) 빌딩을 비추는 신축년 해거름은 장관이다. 시나브로 파크원 빌딩 사..

서둔동 시절(1990년)

12월은 아이들 생일이 있는 달이다. 즉 귀 빠진 날이 있는 달이다. 정상적인 아이는 머리부터 나오는데, 아이의 머리는 어깨보다 더 크다. 귀가 빠진다는 것은 힘든 고비를 넘기고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애들아! 살아가면서 힘든 고비가 도처에 널려 있다. 유능한 항해자는 바람과 파도를 잘 이용한다.  유능한 항해자가 되려면, 통찰력과 혜안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갖추려고 부단히 노력하라.           서둔동은 수원 팔달산에서 보면 서쪽에 있는 언덕이다. 주변에 서호, 농촌진흥청, 농업작물시험장, 기상관측소, 서울대학교 농대, 딸기의 푸른지대가 있었다. 그곳으로 이사를 간 것은 대중교통(1번 시내버스 시종착)이 좋고, 전세 가격이 저렴해서다. 이 집을 구하려고 만삭의 아내가 애썼다...

남산 둘레길(단풍)

일시 : 2021. 11. 14. 일요일. 맑음 서울의 중심 남산. 단풍 보러 남산 둘레길을 걸었다. 남산 둘레길은 북측순환로와 남측의 숲길을 이은 총 7.5km의 산책로이다. - 구산역(삼각지역 환승) - 회현역 4번 출구 - 백범광장 입구 - 삼순이 계단 - 역사 문화길 - 자연생태길 - 야생 화원길 - 산림 숲길 - 북측순환로 - 삼순이 계단 - 백범광장 입구 - 회현역 4번 입구 - 구산역(충무로역, 연신내역 환승)

한진포구

일시 : 2021. 11. 7. 일요일 어머니 생신 모임을 당진시 송악읍 한진포구에서 가졌다. 한진포구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서 주인공 박동혁과 채영신의 농촌계몽의 큰 계획을 세우며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 배경이 펼쳐진 곳이다. 이곳에서 3km에 있는 필경사는 30년 전에 마을에서 하룻밤을 자며 박동혁의 실제 모델 심재영 선생 모시고 말씀을 들었던 곳이라, 모임이 끝나면 필경사를 들르기로 하였다. 그러나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사. 필경사는 들르지 못하고 신평면 매산 해안공원에 있는 해어름에서 차를 마시고 귀경. 오늘의 모임 장소인 해뜨는집에 도착하니, 모임 시간보다 40분 이르다. 가족들의 도착을 틈내 잠시 한진포구를 들러 보았는데, 그것으로 한진포구의 주변을 더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

창경궁

일시 : 2021. 10. 23. 토요일. 맑음 창경궁은 성종 14년(1483)에 세조비 정희왕후, 예종비 안순왕후, 덕종비(추존왕) 소혜왕후 세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옛 수강궁터에 창건한 궁이다. 수강궁이란 세종 즉위년 1418년, 세종이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의 거처를 위해서 마련한 궁이다. 창경궁은 창덕궁과 연결되어 동궐이라는 하나의 궁역을 형성하면서, 독립적인 궁궐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창덕궁의 모자란 주거공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성종대 창건된 창경궁은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으로 모든 전각이 소실되었고, 광해군 8년(1616)에 재건되었다. 그러나 인조2년(1624) 이괄의 난과 순조30년(1830) 대화재로 인하여 내전이 소실되었다. 화재에서 살아남은 명정전, 명정문, 홍화문은..

명륜당 은행나무

일시 : 2021. 10. 23. 토요일. 맑음 명륜당은 서울 문묘(성균관)에 있는 건물로, 성균관 유생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던 강당이다. 서울단풍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명륜당 앞뜰에 있는 은행나무 두 그루는 천연기념물 제59호로 지정. 유교의 상징목으로 1519년(중종14)성균관 대사성을 지낸 윤탁이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너무나 유명세를 타는 명륜당 은행나무의 자태를 보러 딸내미와 동행하여 명륜당을 찾았다. - 구산중학교 앞 버스정류장(702B 버스) - 녹번역에서 3호선 환승, 충무로역에서 4호선 환승, 혜화역 내림 -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성균관대학교 방면 ↘ 탕평비각, 하마비 '두루 사귀어 편당을 짓지 않는 것이 군자의 마음이고, 편을 가르고 두루 사귀지 못하는 것이 소인의 마음이라 ' ..

창덕궁

일시 : 2021. 9. 22. 수요일. 맑음 인원 : 내사랑, 내장미, 일체무 창덕궁은 북악산 왼쪽 봉우리인 응봉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조선의 궁궐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가장 한국적인 궁궐이며, 조선의 궁궐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임금들이 거처했던 궁궐이다. 경복궁은 여러 번 가보았으나 창덕궁은 22년 전에 가족들과 오고서 오늘 들렀다. 쏜살같이 빠른 시간의 흐름이다. 예전의 들렀던 기억은 망각의 법칙에 의하여 생각이 잘 나지를 않는다. ↘ 창덕궁 안내도 ↘ 돈화문(창덕궁 정문) ↘ 회화나무 ↘ 금천교와 진선문 ↘ 진선문을 들어서면 좌우로 회랑과 좌측 인정문, 정면 숙장문 ↘ 인정전에서 창덕궁의 정전으로 왕의 즉위식이나 외국 사신 접견 등 나라의 공식 행사를 치르던 곳이다. ↘ 선정전에서 청기와를..

송편

일시 : 2021. 9. 21. 화요일. 비 오다 갬 '한가위'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말밑이 불분명한 추석보다는 한가위로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한가윗날 대표적인 음식이 송편이다. 어느때 부터 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곳 구산동으로 이사를 와서 한 두 해는 송편을 빚어 먹은 기억이 가물가물 거리는데, 최소한 17년은 넘은 것 같다. 실로 오랜만에 송편을 빚어 한가위 차례상에 올렸다. 정성을 다해 송편과 차례상을 차린 집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지금까지 먹어본 송편 중에 최..